[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지난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한국의 마지막 주자 신진서는 일본과 중국 기사들을 상대로 파죽의 6연승을 거둬 모두를 전율케 했다. ‘상하이 신화’라 불린 이 장면에서 신진서는 한국에 짜릿한 역전 우승이라는 기쁨을 안겼다.
‘대국 : 기본에서 최선으로’는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을 잇는 바둑계의 새 대들보 신진서가 쓴 첫 에세이다. 신진서는 대국을 복기하듯이 자신의 바둑 인생을 돌아보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담담하게 정리했다.
2000년생인 신진서는 다섯 살 때 아버지가 운영하는 바둑학원에서 바둑을 처음 접했다. 일찌감치 바둑에 재능을 보인 그는 2012년 영재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에 입단했고 이듬해 프로 첫 승을 거뒀다. 이후 2014년 최우수신인상을 받았고 2020년 LG배에서 우승하며 첫 메이저 세계기전 타이틀 획득의 꿈을 이뤘다.
신진서는 주요 대국 하이라이트 기보를 해설과 함께 소개하며 성장 과정을 생생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해준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은 건 ‘승부욕’. 그는 “인터넷 바둑을 수백, 수천 판 두면서도 싫증 내거나 지치지 않았던 비결은 패하면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강했던 승부욕이었다”고 말한다. 슬럼프 극복 비결에 대해선 “그런 건 없다”고 단호히 말하며 긴 호흡으로 작은 발전과 기쁨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바둑 AI’를 친구이자 스승, 동시에 넘어야 할 존재로 여기는 신진서는 “인간 중 최강일지라도 바둑의 최강은 되지 못했기에 오늘도 부지런히 달려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실력을 갈고닦는 중이다. “한국 바둑의 부흥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겠다”는 생각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