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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식품관(식당가 포함)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평균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3사의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1.8%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불황 속에서도 식품관은 크게 선방한 셈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다른 채널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서비스와 품질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백화점 식품관의 인기는 다양한 식료품과 그 자체의 소비 경험에 있다. 최근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으로 소비 패턴은 외식에서 집밥으로 옮겨가고 있다. 과거 백화점 식품관은 ‘돈 많은 사람이 가는 곳’이라는 느낌이 강했지만 현재는 일반 고객의 발걸음도 늘고 있다. ‘가성비 좋은 HMR(가정간편식)’, ‘품질 좋고 트렌디한 상품이 많다’는 인식이 확산 중이다. 일반 대형마트에서 보기 어려운 해외 고급 식재료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직접 눈으로 보는 재미도 있다.
백화점 식품관의 효과는 단순 식품 매출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패션과 뷰티 생활 등 백화점 다른 층은 집객을 통한 낙수 효과를 볼 수 있다. 식품관을 방문한 소비자가 다른 층을 들러 쇼핑을 이어 갈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백화점의 핵심은 패션이었다. 식품관은 쇼핑을 다 마친 뒤 식사를 하거나 장을 보는 부수적 존재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되고 있는 셈이다.
백화점의 이런 움직임은 쿠팡 등 이커머스에 대한 대비책이기도 하다. 현재 이커머스는 패션에 명품까지 카테고리를 무한 확장 중이다. 백화점도 이제 이커머스의 사정권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다만 아직 식선식품과 F&B(식음료)는 최후의 보루로 평가된다. 이커머스가 아무리 배송 서비스를 발전시켜도 매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경험은 결코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이 밖으로 나와야 할 이유를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하는 숙명을 갖고 있다”며 “이젠 맛집을 찾아왔다가 쇼핑을 즐기는 것이 공식처럼 자리 잡는 중”이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식품관이나 맛집이 매출을 견인하는 유인요소가 되면서 더욱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백화점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