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원화 스테이블 코인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카카오페이(377300)는 24일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최근 단기간 주가 급등으로 한국거래소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음에도 주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주가(종가 기준)는 이달 들어 3주 만에 2.5배로 뛰었고 전날 장중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국내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에 대한 기대감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미래 화폐’로 디지털 자산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업계는 들썩이고 있다. 당장이라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도입될 것 같은 분위기와는 다르게 정책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실제 정책을 총괄해야 할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인선이 진행 중인데다 조직 개편이 예정돼 있다. 정부 내부에서도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둘러싼 역할 분담과 규제 체계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조직 정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도 일관성 있는 정책 방향을 찾기 어렵다. 여당(더불어민주당)에서는 관련 법안이 앞다퉈 발의되고 있지만, 야당과의 협의나 국회 내 폭넓은 논의는 보이지 않는다. 향후 스테이블 코인 도입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정치적 입장 차이로 국회에서 공전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나마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한국은행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통화정책 유효성과 금융안정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비은행권의 무분별한 진입에 따른 외환 관리 혼란, 투매(코인런) 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에 핀테크(금융기술)와의 협업도 고려하고 있는 시중은행과 한은 간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시장과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은 속도보단 방향성이 중요한 문제다. 다만, 그렇기에 더 이상 논의가 분산되고 갈등만 첨예해지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 최소한의 방향성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