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텍사스주에 기습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50명이 목숨을 잃었다. 파키스탄에도 지난달 말부터 폭우가 내려 66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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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미 텍사스주 커 카운티 지역에 내린 폭우로 샌 안토니오 방향으로 흐르는 과달루페 강이 범람하면서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최소 5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 당국은 헬리콥터와 구조 보트 등으로 850여명의 인원을 구조했다. 일부 사람들은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나무를 타고 올라간 상태에서 구조됐다. 특히 한 기독교단체가 개최한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에 참가 중이던 약 750명의 여자 어린이들이 폭우에 한때 갇혔으며, 이 중 27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구조 당국은 실종된 수십 명의 캠핑객과 주민들을 찾기 위해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당국은 사상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텍사스에는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려 커 카운티 산악의 강물의 수위는 2시간 만에 6.7m 상승, 9m를 기록한 뒤 계측기가 고장났다. 커 카운티의 롭 켈리 판사는 “이런 홍수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텍사스 홍수에 대해 “끔찍한 일”이라며 연방정부가 피해 복구를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6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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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도 몬순(장마) 기간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해 지난달 26일부터 열흘 동안 66명이 사망하고 127명이 다쳤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곳은 북서부 키베르 파크툰크와주로 어린이 11명을 포함해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파키스탄 기상청은 오는 10일까지 추가적인 집중 호우를 예고했다. 이르판 비르크 파키스탄 기상청 부국장은 AP뉴스에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2022년 발생한 파괴적인 홍수와 같은 극심한 기상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22년 파키스탄은 폭우로 국토의 3분의 1이 침수되고 1737명이 사망했다. 이 홍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300억달러(약 40조원)로 추산된다.
최근 세계 곳곳의 폭우 및 홍수의 원인은 기후 변화로 인한 대기 중 수증기 증가 및 해수면 온도 상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구 온난화로 대기 중 수증기량이 많아지면서 더 많은 비가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내리게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구 온난화로 텍사스의 치명적인 홍수를 일으킨 것과 비슷한 엄청난 폭우가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고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