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릭스는 식품 ODM(제조자개발생산) 플랫폼이지만 단순히 제조사와 생산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는 아니다. 브랜드가 아이디어를 가져오면 시장성·원재료·공정 제약을 동시에 고려해 제조 가능한 구조로 바꿔 주고, 적합한 파트너와 공동개발(JDM) 방식으로 제품을 완성한다. 자체 공장이 없어도 전국 제조사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출시까지 끌어내는 것이 기본 골격이다.
풀릭스가 주목하는 지점은 국내 170조원 규모 식품 제조업의 ‘비효율’이다. 수많은 제조사가 존재하지만 소비자 브랜드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까지는 여전히 인맥과 수작업 중심으로 이뤄진다. 브랜드는 제조사를 직접 찾아야 하고, 제조사는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해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 이진길 풀릭스 대표는 “제조는 결국 운영의 문제”라며 “이를 데이터와 시스템으로 풀어내면 산업 전체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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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농대를 졸업한 뒤 미국 대학원에서 도시개발·부동산을 전공했다. 복잡한 구조를 분석하는 훈련을 했던 그에게 식품 제조 역시 시스템 문제로 보였다. 그는 “스마트팜을 처음 고민했지만 자본과 기술 장벽이 높았다”며 “인접 산업을 살펴보니 식품 제조는 규모는 크지만 디지털 전환이 전혀 안 돼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국내에는 6만~7만 곳의 식품 제조사가 등록돼 있고, 생산되는 품목만 150만개가 넘는다. 하지만 제조사는 특정 품목만 만들 수 있고, 홈페이지조차 없는 경우가 많아 브랜드가 직접 컨택하기 어렵다. 반대로 제조사 입장에서는 트렌드 분석이나 마케팅 역량이 부족해 고객사 제안을 이어가기 힘들다.
풀릭스의 핵심 경쟁력은 ‘실행력’이다. 기존 디렉토리형 플랫폼은 제조사를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풀릭스는 제품 기획부터 샘플 개발, 생산, 납품까지 직접 개입한다. 고객은 레시피나 디자인을 모두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풀릭스가 보유한 150만개 품목 데이터와 시장 트렌드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제안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례도 있다. 풀릭스를 통해 상품화된 숙취해소제 제품 ‘술깬디’가 대표적 예시다. 고객사 측에서는 새로운 제형의 숙취해소제를 만들기 위해 제조업체들과 직접 수차례 접촉했지만 원하는 제품을 생산해 내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풀릭스는 다수의 제조사 샘플을 비교 검토하고, 최적화된 생산 파트너를 연결해 제품화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고객 입장에서는 제조사를 일일이 찾을 필요 없이 한 번에 샘플링과 선택이 가능하다”며 “공수 비용을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K-푸드, 인플루언서·독립 브랜드 생태계로 확장 노린다
풀릭스는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를 핵심 고객군으로 삼고 있다. 단순 협찬이나 공동구매를 넘어, 자체 브랜드(D2C)를 만들려는 수요가 K-푸드 시장에서도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푸드가 글로벌에서 주목받으면서 현지 바이어·크리에이터들이 한국에서 제조한 제품을 자신의 브랜드로 내놓으려는 시도도 활발해졌다. 그러나 레시피 설계, 제조사 소싱, 인증 절차, 패키징, 납품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경험 없이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풀릭스는 이 지점을 겨냥해 콘셉트 정의부터 제형 가설, 다공장 샘플링, MOQ·단가 협상, 패키징, 납품까지 제조 전 과정을 표준화한 ‘턴키(One-stop)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는 콘셉트와 유통 채널 운영에 집중하고, 제품화 과정은 풀릭스가 전담하는 방식이다. 이는 뷰티 산업에서 ODM 생태계를 활용해 인디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한 K-뷰티의 경로와 유사하다. 풀릭스는 식품 분야에서 이 과정을 디지털화해 보다 체계적인 인프라로 구현하고 있다.
현재 고객 요청에서 제조 연결까지의 약 10~20%가 자동화돼 있으며, 2년 내 8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AI 기반 신제품 기획 툴을 개발하고 있다. 크리에이터 채널의 타깃 연령·선호 맛·가격 민감도 등 소비자 데이터를 제조 제약과 결합해 제형과 레시피 가설을 자동으로 제안하고, 샘플링과 피드백 과정을 표준화한다. 이를 통해 콘셉트 설정부터 상품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실패 확률을 낮춘다.
그는 “브랜드마다 초개인화된 제품을 기획할 수 있도록 신제품 기획 툴을 개발 중”이라며 “데이터와 자동화를 통해 제품 개발의 속도와 품질, 확장성을 동시에 잡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복잡한 식품 제조 구조 안에서 풀릭스가 기술과 운영으로 표준을 다시 설계해 글로벌 확장성까지 갖춘 인프라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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