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상흑자에도 달러 가뭄, ‘高환율 고착화’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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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11-19 오전 5:00:00

    수정 2025-11-19 오전 5:00:00

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개입에도 1400원대 중후반에서 내려올 분위기가 아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어떻든 정치적 불확실성은 거의 사라졌고, 우호적이지는 아니라지만 남북관계에서도 특별한 돌발 변수는 없다. 과거처럼 한국 고유의 지정학적 요인이 불거지지 않은 상황에서 고환율의 장기화 조짐은 자본시장과 산업의 경쟁력, 정부의 돈 풀기 등 경제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 원·달러 환율은 하향 안정화가 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국민연금 역할론’까지 밝힌 금융당국의 개입에도 달러 환율은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1500원을 예사로 언급하고 그 이상도 이상하지 않다는 전망을 쉽게 하고 있다. 시중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달러 가수요가 충분히 감지된다.

최근의 수출입과 그간의 경상수지를 보면 달러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무역흑자만 564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9월까지 누적 경상흑자도 82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억달러나 많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도 4288억달러(10월말)로 전달보다 68억달러 늘었다. 이런데도 최근 환율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평균 환율보다 높다. 전반적으로 해외투자가 늘어나는 와중에 한미 관세 협상 이후 약속한 대미 투자에 대한 우려로 가수요가 작용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서학 개미’라는 해외 증시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큰 요인이라는 분석 또한 설득력이 있다. 이들의 미국 증시 투자가 늘어나면 달러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고환율을 가속화할 것이다.

환율은 우리 경제가 처한 여건의 결과이자 경제력의 종합 잣대다. 고환율은 수입 가격을 올려 고물가를 유발한다. 소비를 위축시키고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서민 최대의 위협 요인이다. 고환율을 해외투자 증가나 개미투자자의 ‘국장’ 이탈 때문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정부도 돈을 너무 풀어 원화의 가치 하락을 부채질했다. 내년에도 빚을 늘리며 경제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의 재정 확장에 나서고 있다. 고환율이 굳어지면 경제 운용은 어렵고 서민 고통도 가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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