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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산업 사례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바로 조선업의 재편과 부활이다. 한때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우리 조선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주 급감과 과잉 투자, 인건비 상승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었다. 그러나 기업들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고강도 자산 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섰고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정부 또한 정책금융 지원,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지원 등을 통해 산업 회생에 적극 나섰다. 민관이 한 방향으로 조타를 함께 맞추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낸 결과 조선업은 다시 세계 1위 경쟁력을 회복하며 새로운 도약의 항로를 개척할 수 있었다.
지금 석유화학 산업이 마주한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8월 정부는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방향, 정부지원 원칙과 함께 구조개편 로드맵을 제시했고 석유화학 기업들은 ‘사업재편 자율협약’을 통해 설비 감축과 고부가가치화 전환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정부는 석유화학 기업들에 연내 최대 370만t의 에틸렌 생산시설 감축을 포함한 사업재편안 제출을 요청했다. 이처럼 정부와 기업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사업재편이 석유화학 산업의 지속 생존을 위한 피할 수 없는 파도라는 공통된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 파도를 뚫고 나아가기 위해선 업계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기업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도록 정부 역시 금융지원을 포함한 전방위적 패키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업계와 정부가 ‘조타수와 선장’의 관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 쪽이 멈추거나 엇박자를 내면 배는 곧 표류하게 된다. 이 항해의 성패는 상호 간의 긴밀한 소통과 타이밍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정부가 나설 차례다. 기업들이 진정성 있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사업재편에 나선다면 정부는 신속히 사업재편계획을 승인하고 기업들의 사업재편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아울러 세제·연구개발(R&D) 등 산업의 전방위적 분야에서 제도적 지원을 다하고 금융권 역시 산업 전환의 마중물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사업재편 선도기업들의 노력이 도미노처럼 확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과거 조선업이 그러했듯 산업은 무너지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설 수도 있다. 문제는 누가, 언제 키를 잡고 얼마만큼 함께 노를 젓느냐에 달렸다. 지금이 바로 우리 석유화학산업이 다시 돛을 올리고 새 항로를 함께 열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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