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은 쟁점 법안에 볼모로 잡히기 일쑤다. 올해도 쟁점이 수두룩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이달 내 ‘국정안정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을 위한 ‘재판중지법’에 반대다. 곧 정부가 제출할 ‘대미 투자 특별법’에 대해서도 여당은 신속한 통과, 야당은 투명한 공개로 맞서 있다. 대법관 증원 등을 골자로 하는 사법개혁안도 언제든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여야가 예산안과 타 쟁점을 투 트랙으로 나눠서 처리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내년 예산안엔 이재명표 공약 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1조 1500억원을 책정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총 24조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공급할 참이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위한 1703억원도 예산안에 처음 담겼다. 민생 회복을 위해 정부가 재정을 마중물로 활용하는 것은 부득이한 측면이 있다. 다만 쓸 땐 쓰더라도 스스로 한계를 정하는 자제력을 보여야 한다. 이때 필요한 기준이 바로 재정준칙이다. 그래야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구르는 걸 막을 수 있다. 재정준칙은 세금을 내는 납세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정부·여당의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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