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 "이서진, 어촌편 시청률 신경 써"

정선과 어촌편 출연자중 함께 밥 해먹고 싶은 출연자?
"씨뿌리며 시작" 이서진·옥택연 '삼시세끼' 봄·여름 '장기 프로젝트'
  • 등록 2015-02-24 오전 10:25:37

    수정 2015-02-24 오전 11:35:44

tvN ‘삼시세끼’를 연출하는 나영석 PD(사진 왼쪽)과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서진(오른쪽, 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14.2%. 지난 20일 방송된 tvN ‘삼시세끼’ 어촌편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이다. tvN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이는 지난 2013년 12월 28일 ‘응답하라 1994’ 마지막회 방송이 기록한 11.9%보다 2.3%포인트 높은 수치다. 돈을 내고 봐야 하는 케이블채널에서 시청률 10%를 넘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다시보기(VOD)활성화 등 매체 환경 변화로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에도 위기가 닥쳐 시청률 10%를 넘는 평일 예능프로그램은 ‘정글의법칙’ 단 하나뿐이다. 이를 고려하면 ‘삼시세끼’ 어촌편이 그만큼 폭발력이 크다는 얘기다. 동갑내기 중년의 두 배우 ‘차승원·유해진(45)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차승원이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고정 출연해 기대 이상의 요리 실력을 펼쳐 시청자의 관심을 사로잡은 덕이다.

‘삼시세끼’ 어촌 편의 인기를 바라보는 이서진과 옥택연의 생각은 어떨까. ‘삼시세끼’ 정선편의 최고 시청률은 8.9%(2014년12월19일). 잘 나온 시청률이지만 어촌 편이 워낙 화제성이 좋고 시청률까지 높아 올해 다시 ‘삼시세끼’ 정선 편을 시작해야 하는 두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를 두고 나 PD는 “이서진이 ‘(시청률 잘 나와)좋겠다’고 문자를 보냈다”며 웃었다. ‘삼시세끼’ 어촌 편 시청률을 “신경 쓰고 있다”는 얘기다.

나 PD는 정선 편과 어촌 편을 두고 “다른 맛이 있다”고 봤다. 정선편은 긴 호흡을 두고 관찰하듯 따라갔다면, 어촌 편은 외딴 섬(만재도)이란 극한 환경에서 짧은 기간 집중해 좀 더 센 그림들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삼시세끼’는 남자들이 외딴곳에 가 밥을 지어 먹는 일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나 PD가 직접 밥을 해 먹어야 한다면 ‘삼시세끼’ 출연자 중 누구와 짝을 이루고 싶을까. 나 PD는 “(차)승원이형은 요리를 아주 잘해 부담스럽고 (유)해진이형은 나랑 비슷하고, 택연이는 젊어 (이)서진이형이 편할 것 같다”고 웃었다. 이서진과 인간적으로 서로 잘 아는데다 이서진이 잘 하는 게 별로 없어 자신이 주눅이 들지 않고 함께 밥을 해 먹으며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나PD의 농담이다. 이서진과 나 PD는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다. 이서진이 한 방송에서 나 PD를 두고 “X가지 없는 동생”이라고 농담할 정도다.

tvN ‘삼시세끼’ 어촌편(겨울편, 사진 위)과 정선편(가을편, 아래).
이서진과 옥택연은 올 봄 정선으로 내려가 직접 농사도 지을 예정이다. 나 PD는 “제작진은 지난해 정선편을 가을 편이라고 부른다”며 “애초 ‘삼시세끼’가 사계절을 보여주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만큼 올해에는 봄에 씨 뿌리고 이를 수확하는 과정까지 다룰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이서진과 옥택연은 올 봄·여름을 정선에서 직접 땀을 흘리며 ‘삼시세끼’를 꾸려간다. 최소 3개월의 긴 프로젝트가 될 예정. 이를 두고 나 PD는 “이 과정을 거치면 가을이 될 것 같다”며 “‘삼시세끼’ 가을과 겨울 편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작한 ‘삼시세끼’는 하나의 예능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방송이 지닌 보편성의 힘에 의미를 뒀다. 밥을 안정적으로 먹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 바로 인간이다. 이들이 어렵게 밥 한 끼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현실 속 밥벌이의 어려움과 식사의 의미를 되돌아 보게 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헌식 한국미래연구소 박사는 “‘삼시세끼’에는 정신노동으로 피곤한 현대인들이 단순한 육체노동을 통해 피곤한 정신노동의 일상에서 벗어나면서도 자신의 목숨을 위해 필요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인간의 노동과 식사의 본질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일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일을 해야 하는 게 자본주의 사회 노동자들의 숙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직접 음식 재료를 준비해 밥을 해 먹는 과정이 소소한 듯하지만 높은 성취감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나 PD는 “예능 프로그램이 농담만으로 소비되는 건 아니다”라며 “‘삼시세끼’를 통해 드라마처럼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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