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중개업자의 한숨..퇴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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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강남 0.93, 서초 0.94, 송파 1.58건 거래 그쳐
대리운전 및 마트 판매사원 등 투잡하며 생계 이어
휴업 중개업소 늘어 세금 삭감 필요 주장 제기
  • 등록 2012-09-09 오후 2:47:37

    수정 2012-09-09 오후 2:47:37

[이데일리 강경지 박종오 기자]“지난달까지만 해도 걸려오는 전화가 한 통도 없었는데 오늘은 그나마 아파트 전세 물량을 묻는 전화를 2통 받았네요.”

지난 7일 찾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래미안아파트 단지내 상가 J중개업소 대표 조모(50·남)씨의 하소연이다. 60여 개의 중개업소가 몰려있는 이곳은 몇 년 전 만해도 강남 부자들로 북적였지만 올해들어서는 파리만 날렸다.

강남3구 중개업소 생활비도 못벌어

강남구·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 가운데 가장 많은 중개업소가 역삼동(492곳)에 몰려있지만 대부분 개점휴업 상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강남3구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주택을 매매한 건수는 평균 1건에 불과했다. 강남구에서 영업중인 중개업소는 1986곳인데 거래건수는 1844건으로 업소 1곳당 0.93건에 불과했다. 서초구는 0.94건(1307곳, 1229건), 송파구는 1.58건(1556곳, 2451건)이었다.

조씨는 부동산중개업에 몸 담은지 올해로 17년째다. 종로에서 시작해 역삼동에서 7년째 중개업을 해오고 있지만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웠던 적은 없다고 했다. 조씨는 “부동산 경기가 불붙은 2006년에는 한 달 평균 3건 이상 중개를 했다. 대형 아파트를 많이 거래했기 때문에 수수료 수입도 좋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조씨는 아내에게 생활비를 갖다준 적이 없다. 벌이가 시원찮은 데다 중개업소 사무실 임대료만 월 300만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역삼동의 S공인에서 일하는 이모(42·여)씨도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다. 이씨는 “올해처럼 힘든 시기는 처음이다. 올해 8월까지 아파트 매매는 1건도 못했다”며 “식료품이나 의류 구입 비용을 줄이면서 생활하고 있다. 남들처럼 딸을 학원에 보내지 못하는 게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래미안 아파트 옆 상가에 즐비한 부동산중개업소모습(왼쪽)과 폐업한 중개업소 (오른쪽)


투잡하고 휴업하는 중개업소 늘어

생계가 막막하자 투잡을 뛰는 이들도 늘고 있다. 부부가 공동으로 중개 일을 하는 경우 남편이 대리운전을 하고 아내가 마트 판매사원 등의 아르바이트를 한다. 잠실의 H 공인 관계자는 “강남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라 알려지지 않았을 뿐 부업을 해서 생활비를 버는 중개업소 사장들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다 보니 아예 문을 닫는 중개업소도 적지 않다.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휴업에 들어간 중개업소는 강남구 41곳, 서초구 15곳, 송파구 10곳 등이다. 이처럼 중개업소들이 빈사 상태에 빠진 이유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주택 거래가 끊겼기 때문이다. 최현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서울 강남지회장은 “양도소득세를 절반으로 낮추고 6억이든 10억이든 상관없이 모든 주택에 대한 취득세를 2%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강남3개구 중개업소 대비 평균 주택 실거래 건수. 부동산써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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