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의 배경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일등공신은 반도체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반도체는 1~11월 수출이 전년 동기비 20% 가까이 급증했다. 전통적인 D램·낸드에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효자품목으로 떠올랐다. 정부도 대미 관세 협상을 잘 이끌었다. 그 덕에 수출이 하반기 뒷심을 발휘했다. 1~11월 자동차 수출이 힘든 여건 속에서도 전년비 2% 늘어난 것은 특기할 만하다. 고환율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달러 대비 환율은 1400원대 중후반에 머물렀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 상승은 한국산 제품의 가격을 낮추고 일정 부분 관세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
잠재성장률(2%)을 밑도는 저성장 구조에서 하루속히 탈피하려면 수출을 늘리는 게 최상의 방책이다. 그러려면 수출의 주역인 기업들을 규제 그물에서 풀어주어야 한다.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은 주 52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네거티브 규제 전환을 약속했다. 네거티브는 일단 풀어주고 나중에 보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장차 수출이 1조달러 고지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려면 규제 걸림돌부터 치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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