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청년은 훗날 독일 카를스루에공대 환경공학부 교수가 됐고, 동시에 ‘하이든 대사’라는 이색 직함을 얻게 된다. 독일에서 40여 년간 연구자로 활동하면서도 음악을 매개로 한국과 독일, 오스트리아를 잇는 문화교류에 힘쓴 공로가 인정된 것이다. 국제하이든재단은 2011년 그를 전 세계 유일의 ‘하이든 대사’로 임명했다.
‘하이든 대사’는 오스트리아 작곡가 요제프 하이든의 유산 보존과 음악 활동을 지원하는 국제하이든재단의 홍보대사 역할을 맡는 명예직이다. 재단이 한국과 오스트리아·독일 간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평가해 3년여 심사를 거쳐 특별히 만든 자리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병문 대사는 “음악은 과학자에게도 영감을 주는 매개이며, 학문과 문화의 융합은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라며 “한국이 클래식 음악을 통해 국격을 높이고, 독일·오스트리아와의 교류를 더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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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사는 오늘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주목받기 이전인 1980년대말부터 이와 관련된 길을 걸어왔다. 전기공학과 환경공학을 전공한 과학자로, 배기가스 저감 첨가제 개발부터 수질오염 정화 기술,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감 기술 관련 연구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자동차 연료 효율을 최대 38% 높이고, 배출가스를 40분의1 수준으로 줄이는 첨가제의 원천기술도 개발했다.
그는 유학생 신분으로 주독일대한민국대사관, 주오스트리아대사관 등의 요청으로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하며 한국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때부터 시작해 1990년대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한국 KBS교향악단의 교류를 주도하는 등 클래식이라는 보편 언어를 통해 문화 교류에 힘써 왔다. 특히 2009년 오스트리아 정부가 추진한 하이든 서거 200주년 국제기념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고, 3년에 걸친 심사 끝에 하이든 대사로도 임명됐다.
클래식은 시대 변치 않는 힘…한국 국격 높였으면
조 대사는 현재 양국 대사관에서도 환영받는 존재다. 매년 방한하는 그는 ‘조뮤직 & 아트 매니지먼트’ 회사를 직접 차려 음악 콘텐츠를 한국에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에도 클래식 문화를 확산하고,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와의 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
다만, 그는 아직 한국의 클래식 저변이 선진국 대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독일이나 일본에서는 클래식 축제가 지역경제의 중심이 되고, 관람객들도 이를 즐길 정도로 문화적으로 성숙하다. 반면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조 대사는 “한국에서도 하이든 페스티벌을 정착시키려 했지만 지속적인 기반을 얻지 못했고, 클래식보다 KPOP이 더 인정받는다”며 “KPOP도 중요하나 클래식은 시대를 변치 않는 힘으로 작용하고, 국가의 품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클래식 문화 확산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대사는 그간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명예단원으로도 임명됐다. 한국에서 향후 국제 음악 페스티벌을 열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프라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업도 이끌 계획이다.
조 대사는 “한국의 음악가들도 기교를 부리거나 돈에 욕심을 내기 보다 음악의 본질과 음악성을 더 추구하면 더 발전할 기회가 될 것 같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클래식 확산과 저변 확대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조병문 하이든 대사는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학사 △독일 카를스루에공대 환경공학부 석·박사 △현 독일 카를스루에공대 환경공학부 석좌교수 △현 조뮤직 & Arts Management 대표 △현 하이든 대사 △현 빈 국제음악콩쿠르 회원 겸 고문 △현 독일 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명예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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