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예금 토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는 은행 계좌에 예치된 자금을 동일 가치의 블록체인 토큰으로 전환한 것으로, 스테이블코인과 유사하지만 은행이 직접 발행하며 예금자 보호 및 내부 통제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한 공개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해당 금융사의 고객만 이용할 수 있어 서비스 범위는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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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도 예금과 사모펀드 자산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토큰화하고 있다. ‘시티 토큰 서비스 포 캐시(Citi Token Services for Cash)’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 내부 결제망을 이용해 참여 지점 간 예금 토큰으로 24시간 유동성 이전을 지원한다. 씨티그룹은 이와 별도로 지난 2월 아발란체(Avalanche)의 기관용 서브넷 스푸르스(Spruce)에서 사모펀드 지분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구현하고, 기관 투자자 간 권리 이전과 정산을 자동화하는 개념도 검증했다.
이 밖에 스탠다드차타드의 홍콩 법인(SCBHK)은 2024년 마스터카드, 목스뱅크 등과 협력해 토큰화된 예금과 탄소배출권을 자동 교환하는 개념을 검증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결제 프로젝트 엠브릿지(mBridge)에도 참여해 다국적 CBDC 기반 국경 간 결제 실험도 하고 있다.
시스템적으로는 기존 스테이블코인보다 법적 지위와 규제 대응력이 높지만 분산성·탈중앙성 측면에서 한계도 존재한다. 여전히 은행이나 금융당국이 이용자들을 감시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예금 토큰이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전통 금융 인프라와 디지털 자산 생태계 간 연결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예금 토큰, 증권형 토큰, CBDC가 결합된 다층적 자산 구조가 자리 잡으면 제도권 금융이 디지털 전환의 핵심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연구원은 “예금 토큰은 기존 스테이블코인보다 규제 대응력이 높고, 발행 주체의 법적인 지위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제도권 금융과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접점이 될 수 있다”며 “향후 CBDC와 증권형 토큰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과의 연계가 확대되면 금융 인프라 전반의 구조 자체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