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장형진 영풍 고문과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13일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추석 연휴 직전을 공개매수 시작일로 설정한 이유에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서는 최대한 휴일이 많이 포함된 일정으로 공개매수 기간을 잡아 최윤범 회장 측에게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영풍 장형진 고문(왼쪽)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사진=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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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지난 13일부터 내달 4일까지 총 22일 동안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66만원으로 책정됐다. 공개매수일 이전 3개월 및 6개월 간의 평균종가에 각각 27.7%와 30.1%의 프리미엄이 적용된 가격이다. MBK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주식 최소 7%(144만5036주)에서 최대 14.6%(302만4881주)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행법상 공개매수는 공개매수 공고일로부터 20일이상 60일이내 기간 동안 진행된다. 보통 기업들이 공개매수 기간을 20일로 설정하는 것과 견주면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 기간도 큰 차이점은 없어 보인다. 다만 이번 공개매수 기간 동안에는 주말 포함 총 11일의 휴일이 들어가 있어 실제 영업일은 11일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 측의 대항 공개매수를 견제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대항 공개매수란 말 그대로 공개매수에 대항하는 공개매수로, 공개매수를 하는 주주와 반대편 주주가 기존에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공개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대항 공개매수를 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하지만 최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설 경우, 최대한 영업일을 적게 설정해 자금 마련 및 소통 작업에 제한을 주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영풍과 MBK는 이밖에도 지난 13일 공개매수기간 동안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을 금지시키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며 압박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본 공개매수는 당사와 아무런 사전 협의나 논의 없이 당사 최대주주인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 파트너스와 결탁하여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라며 “약탈적 M&A 라고 판단하고 본 공개매수에 대해 반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