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고령화 등으로 퇴직연금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신탁사 수탁고가 늘어났지만 신탁보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6일 발표한 ‘2024년 신탁업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0개 신탁사의 총 수탁고는 1378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7조4000억원(5.1%) 증가했다.
46개 겸영 신탁회사(은행·증권·보험) 수탁고는 951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조5000억원(4.7%) 늘었고, 14개 전업 부동산신탁사 수탁고는 427조원으로 24조9000억원(6.2%) 증가했다.
신탁재산별로 보면 금전신탁은 632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조2000억원(5.2%) 증가했다. 퇴직연금(38조2000억원), 수시입출금(16조9000억원), 정기예금형(2조6000억원)은 늘었지만 채권형(8조7000억원 감소)과 주가연계신탁(18조6000억원 감소)은 줄었다. 재산신탁은 744조5000억원으로 36조2000억원(5.1%) 증가했다.
그러나 신탁보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60개 신탁회사의 총 신탁보수는 2조629억원으로 전년(2조3384억원) 대비 2755억원(11.8%) 줄었다. 겸영 신탁사 보수는 1조2905억원으로 671억원(4.9%) 감소했고, 전업 부동산신탁사 보수는 7724억원으로 2084억원(21.2%)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은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퇴직연금 확대로 전체 수탁고는 증가했으나 전체 신탁보수는 오히려 감소했다”며 “레고랜드 사태(채권형),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주가연계신탁)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신탁사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부동산 경기 호황기에 수탁고 증가를 주도했던 관리형(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이 경기 침체 시 급격한 보수 악화를 초래했다. 관리형토지신탁 보수는 2023년 5413억원에서 2024년 3214억원으로 2199억원(40.6%) 급감했다.
금감원은 “겸영·전업 신탁사의 잠재 리스크 요인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등 신탁사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부동산 신탁사의 토지 신탁과 관련한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각 사업장별 위험요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