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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2연승을 이끈 주역들이다. 18일 경기에선 ‘땜방 선발’ 홍민기와 ‘19살 신인포수’ 박재엽이 일을 냈다.
경기 하루 전 갑작스레 선발 통보를 받은 홍민기는 최고 155km 강속구를 앞세워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승리요건을 채우진 못했지만 롯데팬들은 새로운 선발 기대주 등장에 열광했다.
올해 부산고를 졸업한 ‘19살 신인’ 박재엽은 단 한 경기 만에 차세대 대형포수 기대주로 떠올랐다. 1군 무대 첫 타석에서 승리를 부르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심었다. 수비도 ‘명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양의지 19살 때보다 낫다’는 칭찬까지 받았다.
지금 롯데는 부상 선수로 라인업을 짜도 될 정도다. 황성빈(왼손 약지 중수골 골절), 나승엽(안구 내 출혈), 윤동희(허벅지 근육 손상), 장두성(폐 출혈), 손호영(오른쪽 손가락 근육 손상), 유강남(어깨 통증), 이호준(오른쪽 손가락 통증) 등 주전 대부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그런데도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이보다 강한 잇몸이 버텨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전들의 빈 자리를 메우는 대체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백업 내야수’로 시작해 ‘KBO리그 최고 유격수’로 발돋움한 전민재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리드오프이자 외야 수비의 핵인 황성빈이 부상으로 이탈했을때 그 빈자리를 장두성이 메웠다.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큰 사랑을 받았던 장두성 마저 경기 중 피를 토하며 쓰러지자 이젠 김동혁이 등장했다. 공수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는 김동혁의 모습을 보면 황성빈, 장두성의 ‘도플갱어’로 느껴질 정도다. 이른바 ‘롯데 육상부’의 탄생이다.
내야에는 한태양이 ‘태양’처럼 떠올랐다. 한태양은 한화와 18, 19일 경기에 모두 선발 2루수로 나섰다. 두 경기에서 7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김태형 감독이 주전 2루수 고승민을 과감히 1루로 돌릴 수 있었던 것도 한태양을 믿어서다.
대체 자원들의 활약 덕분에 롯데의 약점으로 꼽혔던 뎁스가 한층 강해졌다. 내부 경쟁도 자연스러운 모습이 됐다. 건전한 경쟁은 팀을 더 건강하고 역동적으로 만든다.
김태형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나오면 골치 아프지만 대신 들어간 선수들이 잘해주면 자연스럽게 뎁스가 두터워진다”며 “지금 나오는 선수들에게는 정말 좋은 경험이다. 1군에서 뛰면서 어느 정도 결과를 만들어내면 마음가짐도 굉장히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균안은 “(한)태양이나 (박)재엽이 같은 어린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위기를 잘 극복하면서 올라가고 있다”며 “지금 이 어린 선수들을 팬 여러분이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