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혐오가 또 다른 혐오를 낳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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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8-07-18 오전 8:34:10

    수정 2018-07-18 오전 8:34:10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름이 있다. ‘워마드’다.

워마드는 말투부터 사용 단어까지 과격하다. 언어도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워마드 사용자들이 그동안 주로 미러링(다른 사람의 행동을 거울에 비춘 듯 똑같이 따라 하는 행위) 해온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의 언어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고 있어서다.

이들이 벌이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도 과거 일베가 했던 행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일베에서 극단적인 여성혐오 행동을 하면 워마드도 똑같이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번주 들어서만 워마드 내에서 성체 훼손, 성당 방화 예고, 남아 낙태 등 자극적인 게시글들이 쏟아져나왔다.

같은 여성 입장에서 워마드의 행보가 이해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한국 사회는 여자로 살기 쉽지 않고, 성차별 역시 엄연히 존재한다. 이 차별을 없애기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지만 사회는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워마드의 등장은 ‘핵폭탄’급이다. 그동안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듣지 않았던 주장들에 대해 단박에 이목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여성 문제에 대해 수없이 의견을 제시했지만 이런 방법을 사용하기 전에는 들어주기나 했냐’는 워마드의 주장이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는 이유다.

일례로 성체 훼손은 그 자체에 대한 논란이 크게 됐지만, 밑바닥에는 과거부터 뿌리깊게 이어져 온 천주교 내부의 여성 차별에 대한 반감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모두 고개를 끄덕이기는 쉽지 않다. 결국 조작이라 밝혀졌지만 남아 낙태 사진 게재 등이 궁극적으로 여권 신장에 어떤 도움을 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 정도면 충분히 관심은 끌었다. 이제 그 다음이 중요하다. 워마드가 ‘일베 미러링’ 사이트로 남아 혐오 게시물을 생산해 내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 주장하는 ‘여성우월주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 눈길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게시물 게재는 또 다른 혐오만을 낳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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