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밖에선 관세 안에선 상법, 벌판에 홀로 선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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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7-25 오전 5:00:00

    수정 2025-07-25 오전 5:00:00

대한상의와 한국경제인협회를 비롯한 경제 8단체가 24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달 초 1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 이어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 ‘더 세진’ 추가 입법 논의가 진행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재계는 “기업이 열심히 뛸 수 있도록 국민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오죽하면 기업이 국민을 향해 호소문을 발표했을까 싶다.

지금 기업들은 내우외환 수렁에 빠졌다. 밖에선 ‘트럼프 관세’ 파도가 거칠다. 당초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고위급 2+2 회담은 돌연 취소됐다. 8월 1일 관세 유예 시한을 코앞에 두고 협상이 삐걱대는 형국이다. 반면 이웃 일본은 상호관세율과 자동차 관세율을 각각 25%에서 15%로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이 판국에 나라 안에서는 기업 때리기가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차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여럿 발의됐다. 곧 발표될 세제 개편안엔 법인세율 인상안이 담길 전망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누누이 강조한 기업주도 성장 궤도에서 크게 이탈한 것이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지난주 2차 상법 개정 추진에 대해 “한꺼번에 하면 부작용이 있으니 속도를 늦추면 안 되냐”고 말했다. 상법은 1차 개정을 마쳤으니 경영권 방어 장치를 보강한 뒤 2차 개정순으로 진행하는 게 순리다. 마침 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특별배임제를 폐지하는 상법 개정안, 경영상 판단은 배임죄를 적용하지 않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은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냈다. 2차 개정을 밀어붙이기 전에 국회는 이들 법안부터 논의해야 한다.

트럼프 시대는 보호무역이 ‘뉴 노멀’이 됐다. 기업들은 새로운 틀 안에서 생존 방안을 찾느라 절박하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산업구조가 유사한 한국과 일본이 유럽연합(EU)처럼 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까지 펴고 있다. 성장과 고용의 주역인 기업을 안팎으로 때려서 과연 우리가 얻을 게 무엇인가. 국회가 작은 것에 매달리다 큰 것을 놓치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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