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캄보디아에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전세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됐다. 이들은 곧바로 관할 경찰서로 압송돼 범죄 혐의점을 수사 받을 예정이다.
 | |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날 송환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사진=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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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 ‘KE9689’편은 이날 오전 8시 3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지 약 5시간 만이다. 앞서 KE9689편은 송환 대상자들을 호송하기 위해 전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해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향했다.
송환되는 한국인은 모두 64명으로 대부분 피의자 신분이다. 이중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 단지 검거 작전 당시 붙잡혔고,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범죄 단지에서 구출됐다. 대부분은 한국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신분으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자도 포함됐다. 이들을 송환하기 위해 경찰 약 200명이 전세기에 탑승해 동행했다.
현지에 파견된 정부합동대응팀은 전날 프놈펜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입국 후에는 안전한 이동을 위해 경찰청이 공항현장대응단을 추가로 215명을 편성했다”고 했다. 정부합동대응팀 단장인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캄보디아 측이 범죄 연루자 재입국 방지를 위해 한국인 추방자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양측은 범죄 대응 공조를 위한 방안으로 ‘코리안 데스크’ 설치 대신 ‘한·캄보디아 합동대응 TF’ 구성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송환 대상자들은 전세기에 타자마자 기내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도 대한민국 영토여서 체포 영장이 집행 가능하다.
64명 모두 전세기에서 내리자마자 피의자 신분으로 관할 경찰관서로 압송, 범죄 혐의점을 수사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보이스피싱·로맨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량 총 23대로 분산 호송된다.
송환 대상자들은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청 15명 △대전경찰청 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 △경기남부청 김포경찰서 1명 △강원 원주경찰서 1명으로 분산돼 수사를 받는다.
한편 이날 송환된 64명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전원이며, 당초 캄보디아 국가경찰청이 밝힌 59명보다는 5명 늘었다. 한국 범죄자들을 해외에서 전세기로 집단 송환한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로, 단일 국가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