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수십억 파리를 살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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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동물에 기생해 자라는 나사벌레 파리 유충
멕시코에서 발생해 美 북상 중
방사선 불임처리한 수컷파리 살포해 방역 작업 중
  • 등록 2025-07-06 오후 3:32:59

    수정 2025-07-06 오후 5:14:25

뉴월드 나사벌레 파리 (사진=미국 농무부 홈페이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정부가 멕시코와 자국 남부 텍사스 상공에 수십억 마리의 파리를 항공기로 살포할 계획이다. 다소 황당해 보이는 이 작전은 미국 소고기 산업과 야생 동물, 가정용 반려동물을 위협하는 치명적 해충, 이른바 ‘살을 먹는 구더기’를 퇴치하기 위한 대응책이다.

AP통신은 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뉴월드 나사벌레 파리(New World Screwworm fly)의 유충을 퇴치하기 위해 방사능으로 불임처리한 수컷 파리를 야생에 방사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파리는 살아 있는 동물의 상처나 점막에 알을 낳고, 부화한 유충은 숙주의 조직을 파먹으며 자란다. 이는 미국 축산업, 특히 소 산업에 큰 위협이 된다. 마이클 베일리 미국수의학협회 회장 당선인은 “450kg 무게의 소가 2주일 내에 죽을 수 있다”고 밝혔다. 드물지만 나사벌레 파리가 사람에게도 기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파나마 파코라에 위치한 불임 파리 사육 시설에서 한 작업자가 뉴월드 나사벌레 파리 유충을 트레이에 넣고 있는 모습(사진=파나마-미국 소 나사벌레 박멸 및 예방 위원회(COPEG))
이에 미국 농무부(USDA)는 이 해충을 제거하기 위해 방사능으로 불임 처리한 수컷 파리를 대량 번식시켜 야생에 방사하는 전략을 택했다. 수컷 파리는 암컷과 교미하지만 수정이 이뤄지지 않아 알이 부화하지 않는다. 암컷은 일생에 단 한 번만 교미하기 때문에 이 방식은 해충 개체 수를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 방법은 화학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환경에도 친화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도 미국과 멕시코는 1962년부터 1975년까지 총 940억마리 불임 파리를 방사해 박멸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멕시코 남부에서 해당 파리가 다시 발견되면서 USDA는 위기 대응에 나섰다.

나사벌레 파리는 열대성 종으로 미국 중서부나 대평원 겨울을 견딜 수 없지만, 최근 점차 북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5월부터 멕시코로부터 소, 말, 들소 등 생축 수입을 일시 중단했다. 이 조치는 최소 9월 중순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USDA는 오는 2026년 7월까지 멕시코 남부에 파리 번식 공장을 신설하고, 올해 말까지 텍사스에 유통센터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파나마 공장에서 주당 최대 1억1700만 마리의 파리를 생산 중이지만, 미국은 주당 4억 마리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멕시코 공장 개조에 2100만 달러, 텍사스 시설에 85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불임파리를 방출할 때는 항공기에서 ‘위즈패커’(Whiz Packer)라는 상자에 포장된 파리를 공중에 투하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다만 투하 작업은 위험을 수반해, 지난달 멕시코-과테말라 국경 인근서 방사 임무 중이던 항공기가 추락해 3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고 한다.

에드윈 버지스 플로리다대 교수는 “이 방식은 과학이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한 가장 뛰어난 사례 중 하나”라며, 방사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더라도 시설을 폐쇄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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