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10명 중 9명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해도 전통시장은 안 가"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복합쇼핑몰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명 중 6명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복합쇼핑몰 공휴일 의무휴업규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복합쇼핑몰이 의무 휴업을 할 경우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을 대신 이용하겠다는 소비자는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복합쇼핑몰이 다시 문을 여는 날까지 기다리겠다는 소비자가 절반(42.4%)에 달했다.

(사진=대한상의)

63%는 의무휴업 반대…‘휴업 시 전통시장 이용’ 12.6% 불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25일 ‘복합쇼핑몰에 대한 소비자 인식 및 이용실태 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복합쇼핑몰은 ‘쇼핑·오락·업무 기능이 집적돼 문화와 관광시설의 역할을 하는 점포’를 의미한다. 현재 국회는 복합쇼핑몰에 대해서도 대형마트와 같이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을 도입해야 한다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논의 중에 있다.

이번 조사는 최근 6개월 이내에 복합쇼핑몰을 방문한 서울·수도권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결과, 복합쇼핑몰 영업규제(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 찬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62.6%는 반대 의사를 밝혔고, 찬성은 18.9%로 나타났다. 나머지 18.5%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의무휴업 반대 이유로는 ‘주말에 쇼핑이 불가능해 불편해서(69.6%)’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규제해도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에 도움 안돼서(56.7%) △소비자 선택폭 제한(53.5%) △의무휴업으로 입점 소상공인 동반피해(26.7%) △방문객 감소로 주변상권에 부정적 영향(17.6%) 순이었다.

의무휴업 도입으로 복합쇼핑몰을 이용하지 못할 경우, 대신 ‘전통시장·골목상권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12.6%에 불과했다. 반면 ‘문 여는 날에 맞춰 해당 복합쇼핑몰 다시 방문하겠다’는 의견이 42.4%, ‘다른 구매채널을 이용하겠다’고 답한 의견은 25.5%로 조사됐다. 나머지 19.5%는 아예 ‘쇼핑을 포기하겠다’고 응답했다.

복합쇼핑몰 영업규제(월 2회 공휴일) 도입이 지역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느냐에 대한 질문에서는 ‘도움되지 않는다’(48.2%) 의견이 ‘도움이 된다’(24.2%)는 의견보다 두 배 가량 많았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27.5%였다.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시 다른 구매채널을 이용하겠다는 사람들은 대체 채널로 온라인몰(54.5%)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 밖에 △대형마트(23.9%) △백화점(15.3%) △슈퍼마켓(4.3%) 등을 차례로 꼽았다. 복합쇼핑몰 영업규제가 도입될 경우, 적절한 의무휴업 요일로는 대다수가 평일(83.6%)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주말에 가족과 방문…“한 곳서 모두 해결”이 선호 이유

대다수 이용자들은 시간적 여유가 많은 주말(77.2%)에 주로 가족(58.6%)과 함께 복합쇼핑몰을 찾는다고 답했다. 1회 방문시 평균 2.8시간가량 체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일 방문객은 22.2%였으며, 방문시 동반자는 가족 외에 △친구 15.2% △연인 14.5% △혼자 11.7% 순으로 많았다.

1회 방문 시 평균 지출금액은 15.7만원으로 조사됐고, 주로 구입한 상품으로는 △의류(75.4%) △패션·잡화(58.8%) △식료품(52.5%) △생활용품(49.1%) △화장품(22.2%) △서적(20.8%) 순(중복응답)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 10명 중 6명(60.4%)은 복합쇼핑몰 방문 전후로 인근 지역이나 주변 다른 곳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방문한 장소로는 △식당·커피숍 등 요식업체(76.2%) △주변상가(40.7%) △유명관광지등 지역명소(28.8%)가 순(중복응답)으로 꼽혔다. 이와 관련, 대한상의는 복합쇼핑몰이 지역 경제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복합쇼핑몰 선호 이유에 대해서는 ‘쇼핑, 외식, 여가·오락·문화활동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서’(36.8%)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바쁜 일상생활로 인해 한 장소에서 모든 것을 해결 가능하다는 점이 복합쇼핑몰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쾌적한 쇼핑환경’(21.6%), ‘다양한 브랜드’(13.5%) 등을 차례로 지목했다.

마찬가지로 복합쇼핑몰에 대한 인식·태도에 대한 물음에서도 ‘한곳에서 모든 쇼핑이 가능’(89.7%), ‘쇼핑환경이 쾌적’(84.6%) 등 긍정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쇼핑 외 측면에서는 △쇼핑외에 다양한 먹을거리·즐길거리 함께 이용 가능(88.7%) △가족과 시간 보내기에 좋은 장소(76.5%) △휴식이나 기분전환을 위해 좋은 장소(75.8%) 등에서 긍정 의견이 많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유통시장의 중심이 빠르게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 오프라인유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대형마트를 규제해도 중소상인이나 전통시장이 살아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복합쇼핑몰에 대한 영업규제 도입은 과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