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행권 평행선에 취약계층 대책 표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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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이자부담 완화 방안 추진에
은행 "연체 증가 역효과 우려" 반발
금융위 5일 업무보고에 대책 빠질듯
"은행권 전향적인 결단" 지적에
"당국 먼저 당근 제시를" 목소리도
  • 등록 2017-01-01 오전 11:41:52

    수정 2017-01-02 오전 9:22:2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융당국의 저소득 저신용자 등을 대상으로 한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이 표류하고 있다. 연체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려는 당국과 그럴 경우 대출자의 모럴해저드를 유발할 수 있다며 반발하는 은행권 사이에 이견이 커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5일 금융당국 업무보고에선 관련 대책 발표가 유보될 것으로 전해졌다.

연착륙 대책 3대 쟁점

2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권과 TF를 가동해 금리상승 위험에 취약한 저소득(소득 하위 30%)·저신용자(신용등급 7~10등급)·다중채무자(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빚을 진 경우)의 연체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견이 심해 당분간 합의에 이르긴 어려울 전망이다.

가장 큰 쟁점은 연체이자 부과체계의 변경방안이다. 현재는 기한의이익 상실(채권 만기전 회수)시점인 3개월(담보대출)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는 이자에, 그 후로는 원금에 연체이자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앞으로는 연체 3개월부터라도 이자에만 연체이자를 매기자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점부터 크게 불어나는 ‘연체금리 폭탄’을 줄이자는 의도다.

하지만 은행권은 대출자의 모럴해저드를 유발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되면 연체이자가 적어져 대출자의 연체 해소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금융기관 연체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체금리 인하 방안에 대해서도 이견이 크다. 현 연체금리는 연 11~18%의 은행별 최고연체금리 이내에서 기간별로 대출금리에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연체 1개월 이하에는 6%, 3개월 이하면 7%, 3개월 초과에는 8%식으로 연체기간이 길수록 가산금리를 높게 부여하고 있다. 당국은 내심 현 가산금리를 낮출 여지가 있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하지만 B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초에 이미 연체가산금리를 2%포인트 낮췄다”며 “연체금리가 과도한지에 대해서도 원가분석 차원에서 좀 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리금 연체시 대출의 상환순서를 바꾸는 방안도 이견이 적지 않다. 현재는 대출상환시 저당권 등 비용→이자→원금 순으로 갚게 되는데 앞으로는 이자보다 원금부터 갚게 하는 방안이다. 모수인 원금자체를 빨리 줄여 이자부담을 덜어주자는 게 당국의 포석이다. C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방안은)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고 이럴 경우 은행 창구에선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져 취약계층 대출이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계차주 대책 후순위로 밀린다

당국과 은행권이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한계·취약계층 대출자들에 대한 대책은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5일로 예정된 금융당국의 황교안 국무총리 권한대행에 대한 신년 업무보고에선 구체적인 한계차주의 연체부담 방안 등 취약계층 가계대출 완화방안은 빠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은 은행 입장에서도 필요한 만큼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법적인 논란 부분은 민법의 일반원칙에 예외적으로 특별법인 금융소비자기본법 등에 담아 입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은행에 일종의 ‘당근’을 제시하는 등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게 되면) 건전성 규제의 틀을 그대로 둔 채 그로 인한 비용에 대해서만 은행에 책임을 맡기는 겪이 될 수 있다”며 “은행의 건전성규제를 조금 완화해주거나 가계대출 쪽에서 숨통을 틔워 주는 등 인센티브도 같이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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