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대만 작가들의 말이다. 한국에서 대만 문학은 생소하지만, 한국의 영화·드라마·음악·웹툰 등 대만 작가들에게 크고 작은 창작의 영감을 선사하고 있다. 대만을 주빈국으로 선정한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작가 천쓰홍(49), 장자샹(32), 린롄언(37)을 만나 대만과 한국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천쓰홍 “서울 배경 러브 스토리 소설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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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이자 첫 서울국제도서전 참여다. 그는 “행사장과 호텔을 오가는 동안 저를 알아보는 한국 독자들이 있어서 놀라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을 찾은 이유 중 하나는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천쓰홍은 “대만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한국을 부러워 했는데,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까지 받아 더 부러웠다”며 “한국 문학도 대만에서 많이 번역돼 있어 인기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보면서 한국을 더 친근하게 느꼈다고도 했다. 천쓰홍은 “‘K드라마’처럼 흘러가는 한국 정치상황을 보면서 한국이 왜 드라마를 잘 찍는지 알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대만도 한국처럼 시위를 통해 소리를 내는 걸 좋아한다”며 “시위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건 중요하다. 한국과 대만 모두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장자샹 “한국 문화의 힘, 한국만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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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샹 역시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대만에선 ‘밴드의 정점은 K팝이다’라는 말도 있다”며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은 세계에서도 유행한다. 대만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 고민이다”라고 대만에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을 전했다.
장자샹이 한국 문화에 대해 “한국만의 정체성이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그가 소설과 음악으로 대만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장자샹은 대만 원주민이 쓰던 ‘대만어’로 글을 쓰고 노래한다. “대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다. 대만은 현재 표준 중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대만어는 공식 석상에서 잘 쓰지 않는다.
린롄언 “사회 문제 관심, 어른도 그림책 즐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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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던 린롄언은 지금도 한국의 웹툰을 즐겨 본다. 린롄언은 “어릴 땐 생각할 거리를 주는 만화를 봤다면, 지금은 여유를 즐기기 위해 웹툰, 특히 한국 웹툰을 많이 본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드라마로 제작된 웹툰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를 재미있게 봤다”며 “대만 웹툰은 독자들은 가르치려고 하는 반면, 한국의 웹툰은 유머 코드가 있어 대만에서 더 인기가 많다. 대만 웹툰 작가들도 한국 웹툰처럼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린롄언 또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그림책으로 담아왔다. ‘숲속 나무가 쓰러졌어요’는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에서 느낀 점을 담았다. 그는 “시위에 참여한 아이들을 보며 든 생각을 바탕으로 그린 책”이라며 “주변 사건을 관심 있게 바라봤으면 하는 마음을 그림책으로 담았다”고 말했다. 또한 “내 그림책의 독자는 0세부터 99세까지”라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각자만의 시선으로 그림책을 보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