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문화, 세계서 잘 나가는 이유 궁금…대만서도 영감 받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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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작가 천쓰홍·장자샹·린례언 인터뷰
한국 호기심에 ''서울국제도서전'' 참여
천쓰홍 "한국 정치, ''K드라마'' 같아 흥미"
장자샹 "광주 닮은 2.28사건 소설로 담아"
린롄언 "韓 웹툰 유머코드, 대만도 배워야"
  • 등록 2025-06-25 오전 5:30:00

    수정 2025-06-25 오전 5:3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문화가 왜 이렇게 잘 나가는지 궁금하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대만 작가들의 말이다. 한국에서 대만 문학은 생소하지만, 한국의 영화·드라마·음악·웹툰 등 대만 작가들에게 크고 작은 창작의 영감을 선사하고 있다. 대만을 주빈국으로 선정한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작가 천쓰홍(49), 장자샹(32), 린롄언(37)을 만나 대만과 한국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천쓰홍 “서울 배경 러브 스토리 소설 집필”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대만 작가 천쓰홍. (사진=민음사)
천쓰홍은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대만 작가 중 한국 독자에게 가장 친숙한 이름이다. 소설 ‘귀신들의 땅’으로 대만 양대 문학상 금장상(金鼎賞)과 금전상(金典賞)을 모두 수상했고, 소설 ‘67번째 천산갑’은 뉴욕 타임스와 르몽드 등에서 극찬을 받았다. 두 소설 모두 국내에 번역 출간돼 3만 부 넘게 판매됐다.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이자 첫 서울국제도서전 참여다. 그는 “행사장과 호텔을 오가는 동안 저를 알아보는 한국 독자들이 있어서 놀라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을 찾은 이유 중 하나는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천쓰홍은 “대만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한국을 부러워 했는데,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까지 받아 더 부러웠다”며 “한국 문학도 대만에서 많이 번역돼 있어 인기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보면서 한국을 더 친근하게 느꼈다고도 했다. 천쓰홍은 “‘K드라마’처럼 흘러가는 한국 정치상황을 보면서 한국이 왜 드라마를 잘 찍는지 알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대만도 한국처럼 시위를 통해 소리를 내는 걸 좋아한다”며 “시위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건 중요하다. 한국과 대만 모두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천쓰홍은 게이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다. 그의 소설이 인기를 얻은 이유 또한 자신의 성소수자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솔직하게 풀어왔기 때문이다. ‘귀신들의 땅’은 한국 영화사가 영화 제작을 추진하다 아쉽게 무산되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 한국 남성과 연애를 한 적이 있다. 그 추억을 바탕으로 서울을 배경으로 사랑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있다”며 “이번 소설은 꼭 영화화가 되면 좋겠다”고 웃었다.

장자샹 “한국 문화의 힘, 한국만의 정체성”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대만 작가 장자샹. (사진=민음사)
1993년생인 장자샹은 귀신을 다룬 첫 소설 ‘밤이 내려온다’로 금전상을 수상하며 대만 문학계 신예로 떠올랐다. 인디 록 밴드 ‘좡커런’(‘촌사람’이라는 뜻)의 보컬 겸 리더로 소설과 세계관의 앨범도 함께 발표해 대만에서 화제가 됐다. 장자샹은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장자샹 역시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대만에선 ‘밴드의 정점은 K팝이다’라는 말도 있다”며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은 세계에서도 유행한다. 대만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 고민이다”라고 대만에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을 전했다.

장자샹이 한국 문화에 대해 “한국만의 정체성이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그가 소설과 음악으로 대만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장자샹은 대만 원주민이 쓰던 ‘대만어’로 글을 쓰고 노래한다. “대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다. 대만은 현재 표준 중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대만어는 공식 석상에서 잘 쓰지 않는다.

‘밤이 내려온다’에선 대만의 아픈 역사인 2.28 사건도 등장한다. 1947년 2월 28일 ‘대만독립’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대만인들을 중국 본토에서 건너온 장제스 정부가 무력 진압한 사건으로 한국의 5.18민주화운동과 닮아 있다. 장자샹은 “2.28사건 때문에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만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린롄언 “사회 문제 관심, 어른도 그림책 즐기길”

‘2025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대만 작가 린롄언. (사진=타이완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진흥원)
이번 도서전에선 대만의 그림책 작가들도 한국에 소개됐다. 린롄언도 그들 중 한 명이다. 린롄언은 2021년 ‘집’, 2025년 ‘숲속 나무가 쓰러졌어요’로 ‘아동도서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던 린롄언은 지금도 한국의 웹툰을 즐겨 본다. 린롄언은 “어릴 땐 생각할 거리를 주는 만화를 봤다면, 지금은 여유를 즐기기 위해 웹툰, 특히 한국 웹툰을 많이 본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드라마로 제작된 웹툰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를 재미있게 봤다”며 “대만 웹툰은 독자들은 가르치려고 하는 반면, 한국의 웹툰은 유머 코드가 있어 대만에서 더 인기가 많다. 대만 웹툰 작가들도 한국 웹툰처럼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린롄언 또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그림책으로 담아왔다. ‘숲속 나무가 쓰러졌어요’는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에서 느낀 점을 담았다. 그는 “시위에 참여한 아이들을 보며 든 생각을 바탕으로 그린 책”이라며 “주변 사건을 관심 있게 바라봤으면 하는 마음을 그림책으로 담았다”고 말했다. 또한 “내 그림책의 독자는 0세부터 99세까지”라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각자만의 시선으로 그림책을 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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