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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대전의 안전공업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일하던 노동자 14명이 사망하고 6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런데 이 사업장에서는 사고 발생 2주 전에도 불이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기계에 불이 났는데 관리자들이 직접 진화하고 소방서에는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2024년 경기도 화성의 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에서도 화재로 노동자 23명이 사망했다. 이 사업장에서도 사고 발생 며칠 전 리튬 배터리 화재 사고가 있었다. 당시 사업장에서는 화재 발생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업장은 사전에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는 등 사고 징후가 있었음에도 예방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다가 화를 키웠다. 전형적인 인재다.
산업재해는 관리하지 않은 위험이 방치돼 나타난 결과다. 그런데도 사업장에서는 법에 명시된 규정만 지키면 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서류 중심의 형식적인 안전을 추진하는 경우가 있다. 반복되는 사고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안전이 서류로 관리된다. 위험성 평가 등 안전활동이 형식적으로 추진된다. 사고 징후를 알 수 있는 2차 사고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 위험한 작업을 외주화한다. 사고의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바꿔 비용을 줄인다. 이러한 이유로 위험이 개선되지 않고 사고는 반복된다.
반복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
둘째, 안전은 책상 위 서류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작업자에 의해 완성된다. 작업자가 참여하지 않는 위험성 평가는 현장의 위험을 놓친 평가다. 형식적인 안전은 사고를 키워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현장에서 작동되는 안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재예방 정책의 유연성이다. 정부는 강도 높은 제재를 통해 단기간에 산재사망자를 줄이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3년의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비용절감을 위해 위험을 방치하거나 반복되는 사고를 소홀히 관리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고가 다발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업종별 또는 작업별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안전 항목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고위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핀셋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선제적 예방활동으로 사고를 줄인 기업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영국의 산업안전을 획기적으로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 ‘로벤스 보고서’는 사업주의 안전 의무를 ‘합리적으로 실행 가능한 범위’에서 실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국은 이런 정책으로 1970년대 매년 1000명대 수준의 산재사망자를 2021년 123명으로 줄였다. 사고는 특정 순간의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여러 조건이 겹쳐진 결과다. 반복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법규를 이행하는 문서가 아니라 현장의 실천이 중요하다. 나그네의 옷을 벗긴 것은 강한 ‘바람’이 아니라 ‘더위’라는 이솝 우화의 이야기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현장의 참여와 실천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의 유연성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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