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부 부대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진에 봉황 문양을 붙여 ‘존영(尊影)’이라 불렀습니다. 내란·반란 등 헌정질서를 파괴한 범죄로 형이 확정됐음에도, 이들의 얼굴은 부대 한가운데에 걸렸습니다. 대통령과 참모총장을 배출한 ‘영광의 역사’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범죄 사실은 흐릿해지고, 직함과 성과만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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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12·12 군사반란을 주도하거나 가담해 유죄가 확정된 인물들의 사진은 오랫동안 군 내부 공간에 남아 있었습니다. 기록이라는 외피를 썼지만, 실제로는 기념이자 묵인에 가까웠습니다.
국방부, 역대 지휘관 사진 게시 규정 정비
국방부는 최근 △내란·외환·반란 관련 범죄로 형이 확정된 자 △금품·향응 수수 및 공금 횡령·유용으로 징계 해임된 자 △징계에 의한 파면 △복무 중 사유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자 △전역 후 국방 관련 업무에 종사하거나 관여하면서 군의 명예를 훼손한 역대 지휘관 사진을 군 내부 공간에서 철거하도록 지침을 개정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도 변화가 확인됐습니다. 육군본부 역사관에서는 그동안 걸려 있던 12·12 군사반란 가담 총장들의 사진이 철거됐습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51대 참모총장 사진은 아예 걸리지 않았고, 황영시 24대 총장, 정호용 25대 총장, 박희도 26대 총장 사진이 최근 철거된 것입니다.
수도방위사령부 역사관과 군사경찰단 회의실에서도 신군부 핵심 인물들의 사진이 내려갔습니다. 이전 수도경비사령관을 역임한 노태우 8대 사령관 등의 사진을 이번에 없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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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방첩사령부가 역대 지휘관 사진 전부를 내린 조치도 상징적입니다. 특정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과거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방첩사는 지난달 20일 보안사령부 시절 20·21대 사령관을 지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을 포함한 역대 지휘관 사진 전부를 선제적으로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16대 보안사령관을 지낸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12·12 가담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고명승 24대·구창회 25대 보안사령관, 정치 개입(댓글 공작) 사건으로 처벌을 받은 배득식 39대 기무사령관, 12·3 비상계엄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여인형 5대 방첩사령관 사진 등이 철거된 상태입니다. 방첩사는 향후 국방부 지침을 지켜 복도 등 특정 장소에 역대 지휘관 사진을 게시한다는 방침입니다.
군 당국의 이번 사진 철거 정책은 단순한 미관 정비가 아닙니다. 부끄러운 역사를 지우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방식의 전환으로 평가됩니다. 범죄 사실은 기록으로 남기되, 그것을 존경과 예우의 대상으로 삼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어떤 인물을 전통의 얼굴로 남길 것인가는 결국 군이 어떤 조직으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됩니다.
이데일리는 지난 2018년 국군기무사령부 해편 이후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의 재편 과정 때부터 어느 부대는 걸고 어느 부대는 걸지 않는 지휘관 사진의 ‘선택적 게시’ 문제를 지적해 왔습니다. 이번 조치가 우리 군이 ‘무엇을 계승할 것인가’를 선명히 가르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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