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인선, 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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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임원 후보군 거론…일부 재도전 의사 밝히기도
계파갈등 없애려면 중립인사 필요…외부에 오픈할 가능성
  • 등록 2017-11-05 오전 11:27:28

    수정 2017-11-05 오전 11:27:28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임으로 근 1년 만에 임원추천위원회가 다시 가동되면서 곳곳에서 하마평이 무성하다. 전·현직 우리은행 임원들이 대거 지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선 판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추위가 지원자격을 외부로까지 공개할 경우 현 정부 지분이 있는 금융권 인사들까지도 대거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전·현직 우리은행 임원 대거 후보군으로 이름 거론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우리은행은 주주명부폐쇄를 위한 이사회를 개최한다. 신임 행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것이다. 임추위 가동을 위한 첫 단계이기도 하다.

일요일임에도 이사회를 개최한 것은 차기 행장 선임을 서두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사회는 이번 주 중으로 회의를 열어 행장 인선을 위한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구 행장이 사임하면서 차기 행장 인선을 놓고 자천타천 우리은행 전현직 간부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올 초 인선 때 이광구 행장을 제외하고 지원서를 제출했던 10명이 그대로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이 중에서도 특히 1차 후보에 포함됐던 이동건 전 우리은행 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윤상구 전 우리금융지주 전무, 김병효 전 우리 PE 사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등은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송기진 전 광주은행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등도 출사표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안정을 위해서는 내부 승진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의견도 있다. 행장 다음 서열인 우리은행 부문장 3명 중에 남 모 부문장은 이번 특혜채용으로 직위해제됐고 손태승 부문장과 정원재 부문장 정도가 유력 인사로 꼽힌다. 특히 이순우, 이광구 행장이 상업 출신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한일 차례라는 인식이 강한 가운데 두 인사 모두 한일 출신이라는 점이 플러스가 될 전망이다.

골 깊은 계파 갈등…외부인사 등용 가능성도

이번 이광구 행장 사임을 부른 특혜채용 문건 유출이 한일과 상업은행 간 계파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높은 만큼 외부인사가 등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 초 우리은행장 인선에서는 최근 5년 사이에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지주 전·현직 부행장 및 부사장급, 우리은행 계열사 대표이사급으로 응모 자격을 정해 외부인사의 공모를 원천 차단했다. 당시에는 민영화 이후 경영안정을 도모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려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 돼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외부 인사에 오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특혜채용 관련 투서로 한일과 상업 간 골 깊은 갈등이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어느 한쪽이 아닌 중립적인 인물을 등용해야 한다는 시각이 커졌기 때문이다.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대등 합병해 통합 한빛은행이 출범한 이후 줄곧 외부출신 인사가 행장을 맡아오다 2008년 한일 출신인 이종휘 행장이 선임되면서 내부출신 행장 시대를 열었다. 이후 상업 출신인 이순우 행장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또 상업으로 입행했던 이광구 행장이 선출되면서 한일 출신들의 불만이 많았다.

우리은행 내에서는 한일과 상업 출신이 대부분 부장급 이상인 만큼 계파갈등이 사라지려면 5~7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이 기간에는 한일이나 상업 출신이 아닌 제3의 인사가 우리은행을 이끌어야 적폐청산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새 정부의 코드와 맞는 인사가 급부상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이 민영화되긴 했지만 6월말 기준 예금보험공사가 18.96%를 보유하고 있어 여전히 정부가 최대 주주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서 우리은행에 대해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지켜질지 의문”이라며 “문제가 없으면 모르겠지만 출신 은행 간 갈등이 표면화된 이상 낙하산 인사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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