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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은 반드시 필요하다. 노동자의 권익 보호는 민주사회의 핵심 가치이며 헌법이 보장한 권리이기도 하다. 문제는 권리의 존재가 아니라 행사 방식이다. 권리는 언제나 책임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파업과 시위 역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다. 그러나 사회적 공감보다 상대에게 피해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만 흐를 경우 시민에게는 권리 주장보다 협박으로 읽힐 수 있다. 파업이라는 경영 압박이 반복될수록 사람들은 묻게 된다. ‘회사를 함께 살리기 위한 행동인가 아니면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한 싸움인가’라고 말이다. 사회적 공감 없이 반복되는 충돌은 결국 노조 스스로의 명분마저 약화시킬 수 있다.
기업은 어느 한 집단만의 것이 아니다. 노동자만의 것도 경영진만의 것도 아니다. 주주와 협력업체, 고객과 지역사회까지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함께 연결된 공동체에 가깝다. 그런데 이 구조 속에서 가장 조용히 피해를 감내하는 존재가 있다. 바로 투자자들이다.
물론 기업 가치 하락의 책임을 노조에만 돌릴 수는 없다. 오히려 더 큰 책임은 경영진의 전략 실패와 산업 환경 변화에 있는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은 단순한 노사 문제 때문이라기보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 심화 같은 구조적 문제가 핵심 원인으로 거론된다. 회사 전체가 치열한 생존 경쟁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면 노사 모두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
카카오의 상황은 더욱 복합적이다. 플랫폼 신뢰 하락과 성장성 둔화 등 시장의 우려 속에서 기업 가치는 오랜 시간 크게 압박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이들이 바로 개인 투자자다. 고점에서 주식을 매수한 뒤 오랜 기간 손실을 감내해온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일부 노조 활동이 자신들의 이해만을 우선하는 모습으로 비친다면 사회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
하지만 동시에 냉정하게 말해야 할 부분도 있다. 지금의 위기를 만든 책임은 무리한 사업 확장과 반복된 경영 판단 실패, 시장과의 신뢰 훼손에도 있다. 이 역시 기업 가치 하락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노동자에게만 희생과 절제를 요구하면서 정작 경영진은 책임을 회피한다면 어떤 주장도 사회적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노조와 경영진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논리만 앞세운다면 결국 가장 큰 피해는 회사 전체가 보게 된다.
독일의 공동결정제도는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동자는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 책임을 함께 나눈다. 일본 역시 기업별 노조 문화 속에서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이들 역시 갈등과 파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기업의 장기 생존을 노사 공동의 과제로 바라보는 문화는 존재한다.
시위는 사회적 동의를 얻을 때 힘을 지닌다. 신뢰를 얻은 권리는 오래간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힘의 과시는 결국 사회적 지지를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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