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탄소중립시대, 목재도 신토불이해야

우리나라 연간 3000만㎥의 목재 사용…목재 자급율 15% 불과
산림자원 순환경영 필요…임도 확충·임업기계화 등 생산비↓
  • 등록 2025-04-25 오전 6:00:00

    수정 2025-04-25 오전 6:00:00

남성현 국민대 석좌교수·전 산림청장
[남성현 국민대 석좌교수·전 산림청장] 지구촌 인류는 나무와 목제품 없이는 하루도 살기가 어렵다. 숲속에서 자라는 나무는 우리에게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아름다운 경관 등을 제공해 주고 있다.

‘생활 속의 숲’인 목재는 우리 인류가 살아 가는데 필요 한 종이, 휴지, 건축재, 가구재, 택배 상자 등을 만드는 원자재다. 80억명의 인류가 살아가려면 1년에 약 39억㎥의 목재가 필요하다. 이는 우리나라 숲에 있는 나무 4배 분량을 매년 베어야만 생활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년에 약 3000만㎥의 목재를 사용한다. 약 15%만 국산 목재를 쓰고, 나머지 약 85%는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해마다 약 7조원 이상의 외화를 유출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목재 자급률은 일본 42%, 독일 53%, 미국 71%, 오스트리아 100%, 뉴질랜드 100% 등이다.

전 국토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가 목재 자급률이 15%에 불과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인해 황폐된 숲을 지난 50여 년 동안 푸르고 울창한 숲으로 변모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그 결과 산림 녹화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제부터는 녹화된 산림을 경제적, 환경적, 사회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자원’과 ‘자산’이 되도록 잘 가꿔야 한다. 그러려면 대대적으로 ‘숲 가꾸기’를 해야 한다. 숲 가꾸기(育林, forest tending)는 건강하고 가치 있는 숲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심은 후 솎아베기(間伐)를 하거나 가치를 치는 작업이다.

숲 가꾸기 작업을 할 경우 목재생산량과 탄소 흡수량은 각각 43% 증가하고, 물 공급량도 44%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다.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형산불을 예방하려고 숲 가꾸기 작업을 사전에 병행하고 있다.

미국은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Health Forest Initiative 프로젝트를 통해 숲 가꾸기를 추진했다. 최근에는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건강한 산림관리와 산림 내 연료 물질 제거 사업을 위해 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한다.

대형산불이 나기 전에 탈 연료를 사전에 줄이고 솎아 벤 나무는 산업용 목재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영남 지역과 같이 대규모로 산불 피해가 있는 나무와 산불 피해지 내의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 중에서 고부가가치로 이용이 가능한 목재는 건축용 등으로 우선 사용하고 보드용, 연료용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나무를 심고 가꾸고 베어서 이용하는 ‘산림자원 순환경영’이 필요하다. 이는 선진국형 글로벌 스탠다드이다. 산림자원 순환경영을 하려면 산에 길을 내야 한다. 선진국과 같이 임도(林道)를 거미줄처럼 확대해야 한다.

임업기계화를 통해 생산비를 절감해야 한다. 기계를 작동할 전문 기능 인력 양성도 풀어야 할 과제이다.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나무를 베는 것에 부정적 인식이 많다. 이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산림관리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문제는 관련 예산의 확보다.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과 지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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