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쟁국 대비 에너지 '펑펑'...저효율 소비구조 확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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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6-04-15 오전 5:00:00

    수정 2026-04-15 오전 5:00:00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위기의 장기화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고효율 사회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경쟁국들에 비해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에너지 사용 효율이 크게 뒤지는 상황에서 기업은 물론 국민의 소비 습관을 확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 또한 미봉책을 넘어 기업과 개인의 에너지 절약을 강력히 유도할 수 있도록 큰 틀에서 입안,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에너지 절약에 무감각한 한국의 현실은 국제 비교에서도 드러난다. 세계은행 (2024년)과 국제에너지기구(IEA·2023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비슷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많게는 2배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한국의 GDP 대비 에너지 사용량은 1억달러당 388테라줄(TJ)로 호주의 2배, 멕시코의 1.5배에 달한다.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에 비해서도 50% 가량 많다. 똑같은 1억달러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투입하는 에너지 효율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는 셈이니 산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이 온전할 리 없다. 에너지 자립도가 18%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하면 에너지 비효율에서 오는 손실이 너무 크다.

종전 후에도 해외 자원의 정상적 물량 확보를 낙관할 수 없는 현재, 최선의 대비책은 민관이 에너지 과소비 구조를 과감히 뜯어고치는 것이다. 전력의 경우 한국의 1인당 소비량은 약 1만 2100 kwh로 주요국 중 캐나다·미국에 이어 3위다. 2011년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절전을 생활화한 일본(약 8200kwh)에 비해서는 약 50%가 더 많다. 절약 여지가 그만큼 더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요금 인상을 억제한 정부 정책 덕에 전기료가 영국·독일 등에 비해 크게 낮아 과소비를 부추겼던 탓도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효율적인 정부 정책이다. 민생 안정을 위해서는 에너지 가격의 동결 또는 인상 억제가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펑펑 소비 등 부작용을 부를 포퓰리즘 정책은 적극 경계해야 한다. 시행 한 달을 넘긴 석유가격 최고제가 세계적인 에너지 절약 추세를 역행하며 위기를 절감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비판이 커진 점을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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