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분석은 1914년 독일의 경제학자 알프레드 베버가 제시한 ‘산업입지론’을 현대 물류센터에 적용했다. 베버는 산업용 부동산의 최적 입지가 총 교통비용을 최소화하는 지점에서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교통비용은 제품 운송비(물류센터에서 소비자)와 재료 운송비(생산지에서 물류센터)를 더한 개념이다.
분석 결과는 흥미롭다. 수도권 물류센터 공실률이 상온 17%, 저온 38%까지 치솟은 상황에서도 ‘입지’가 좋은 물류센터는 높은 임대료를 유지한다. 전국 단위 배송을 위한 물류센터들이 경기 남부권에 집중되는 현상이 이를 입증한다.
센터에 따르면 물류센터는 철새처럼 교통비용이 최소화되는 최적의 ‘둥지’를 찾아 이동한다. 실제로 전국 5,000여 개 읍·면·동의 물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교통비용과 임대료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물류센터의 처리량이 증가하면서 교통비용 민감도도 높아졌다. 한 번의 운송으로 더 많은 물량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최적의 입지를 찾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결국 물류센터의 가치는 ‘움직임’에 있다. 소비자 변화를 읽고 최적의 위치를 찾아가는 물류센터. 100년 전 베버의 이론이 현대 물류 시장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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