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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2월 종합몰 앱(애플리케이션)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쿠팡, 알리, 테무, 11번가, G마켓 순으로 나타났다. 쿠팡이 3320만 2000여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알리와 테무가 각각 873만 9000여명, 784만 4000여명으로 집계됐다. 11번가와 G마켓은 761만 2000여명, 625만 1000여명에 그쳤다. 알리와 테무가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인지 불과 몇 년 사이에 K이커머스를 밀어내고 국내 시장 2위 3위를 차지한 것이다.
문제는 C커머스의 공세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3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테무는 올해를 한국 공략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올해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하고 한국 판매자(셀러)를 모집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에 물류센터까지 확보했다. 이 물류센터는 김포한강신도시에 위치해 연면적 약 16만 5000㎡(5만평) 규모로 축구장 23개 크기와 맞먹는다. 뿐만 아니라 테무는 신규 회원이 되면 39만원 쿠폰팩을 주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도 한국 안방 침투를 위한 전열을 가다듬는 중이다. 지난해 한국 제품 전용관 ‘케이(K) 베뉴’를 열고 식품부터 생활용품까지 한국 브랜드를 흡수하고 있다. 현재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그랜드오푸스홀딩’이라는 합작회사(JV)를 설립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상반기 중 물류센터 건립 계획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판매자를 위한 파격 수수료도 들고 나왔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는 신규 입점 시 입점일 기준 90일 동안 수수료 0%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비상 걸린 K커머스 업계…경쟁력 강화에 올인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국내 이커머스 1위인 쿠팡도 자구책 마련에 나서며 긴장하는 모양새다. 쿠팡은 최근 전국을 ‘쿠세권’(로켓배송 가능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유통망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 48개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김해와 제천까지 물류센터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쿠팡은 2026년까지 국내에 3조원을 투자해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확실한 시장 1위를 지키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다른 K이커머스들의 위기감도 높다. 자칫하다간 쿠팡, 네이버, C커머스 사이에서 치이는 형국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11번가는 최근 초특가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60분 러시’, ‘원데이빅딜’ 등 쇼핑 코너가 대표적이다. C커머스에 가격으로 밀리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컬리는 최근 고급 고가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차별화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SSG닷컴은 최근 물류 체계를 개편해 배송 구역 확장에 나섰다. 지방권 새벽배송과 트레이더스 당일 배송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C커머스는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 소비자를 공략했는데 물류센터 등을 갖추면 배송 경쟁력까지 강화된다. 여기에 한국인 입점 판매자가 늘어나면 KC인증 등 품질 논란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또 다른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C커머스의 성장세를 지켜보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업계가 구체적인 대비책에 돌입하는 모양새”라며 “C커머스의 막강한 자본력에 국내 물류 인프라까지 합쳐지면 C커머스는 그야말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내 업체가 이들의 초기 점유율 확대를 얼마나 막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