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민단체조차 낙제점 준 저질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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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10-31 오전 5:00:00

    수정 2025-10-31 오전 5:00:00

올해 국회 국정감사를 보면 유난히 실망스럽다. 고성과 삿대질에다 툭하면 정파 간 싸움으로 파행이 일쑤인 우리 국회의 저급한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국감은 더 심하다. 1997년부터 국감을 감시해온 민간기구인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이 최저점인 F학점 평가를 했을 정도다. 각계 전문가 1000명이 참여하는 이 기구는 중간 평가서에서 “역대 최악의 권력분립 파괴 국감”이라고 평했다.

국민 체감으로는 국감 기간 중 국회 안에서 딸 결혼식을 올리며 ‘카드 축의금’ 시비와 일부 고액 축의금 반환으로 뇌물 논란까지 불러일으킨 최민희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의 처신이 적지 않은 문제였다. 그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감사장에서 동료 의원 평균보다 4.21배나 길게 발언 시간을 차지한 것도 모니터단은 문제로 지적했다. ‘찌질한 놈’이라는 여야 간 말싸움과 위원장의 일방적 퇴장 명령 소동이 벌어졌던 상임위다. 대법원장을 국회로 불러 한참 이석조차 불허한 법제사법위원회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대법원장의 참고인화’라는 냉소적 비판도 나왔는데, 삼권분립의 헌법 정신에 비춰봐도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추천한 간사도 일방적으로 선임하지 않은 채 상임위를 가동했다.

우원식 의장은 이 기간에 유럽 출장을 나갔고, 일부 의원들은 상임위 국감을 팽개치고 따라갔다. 이런 판국이니 지난 23일까지 국감 초기 열흘간 14개 상임위 소관 474개 피감기관 가운데 180개(40%)가 질의 한 번 받지 않았다. 종일 국감장에 호출돼 있으면서도 답변 등 발언 기회도 없는 공공기관 관계자들의 딱한 모습만 문제가 아니다. 의원들이 말싸움 추태를 벌이느라 국민이 알고 싶은 것, 알아야 할 것을 질의하지 않아 중요한 국가 업무가 무위로 끝나는 게 정작 문제다. 의원들이 피감 기관을 봐주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길 정도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인 만큼 송곳 질의로 따지고 감시할 각 부처의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일선 공무원의 직권남용과 예산 낭비, 이권개입, 구조적 부패의 예방 감시는 국회의 기본 책무다. 기업인까지 대거 불러 민원성 질의 아니면 정략적 추궁이나 하는 국감을 언제까지 봐야 하나. 국민의 한숨은 끊일 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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