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째 1%대 물가..식탁물가는 ‘불안’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1.2% 상승했다. 지난 2000년5월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8월 4.7%까지 급등한 물가에 기저효과가 작용한데다 무상복지 효과가 더해진 탓이다.
전체적인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식탁물가는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달에 비해 4.6%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선 2.9% 하락했지만 지난해 8월 신선식품 지수가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채소와 과일 등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신선채소는 전월대비 8.0%, 신선과실은 5.7% 상승했다. 농축산물 물가는 전월 대비 1.8% 올랐다. 특히 수박(55.4%) 시금치(64.2%) 오이(33.8%) 배추(15.7%) 등이 급등했다.
석유제품 가격도 완만하지만, 오름세를 이어갔다. 휘발유와 경유가 전년 대비 모두 1.0% 올랐고, 전월 대비로는 각각 3.1%, 2.8% 상승했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비도 전년 대비 각각 9.8%, 19.4% 올랐다. 전기료도 2.1% 상승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1.3% 상승해 전월 1.5% 비해 둔화했다. 반년째 1%대를 이어갔다.
◇‘오를 요인밖에 없다’
하반기 후반부로 갈수록 물가가 불안해질 여지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미 현실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지표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국제곡물가격과 국내 기름값도 고민거리다. 국제곡물가 상승은 대략 4~7개월의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과 사료가격의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름값은 2일 기준 전국 모든 시도에서 휘발류가 리터당 2000원을 다시 넘어선 상태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상무는 “8월 물가는 예상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태풍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고, 9월 추석 요인, 국제곡물가격 상승 등을 감안하면 9월이후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부도 “9월이후 농수산물, 국제곡물가격 상승 등 불안요인이 있다”며 “추석물가를 안정시키고 서민생활 안정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농수산물 수급안정대책과 추석성수품 집중공급 등을 추진하는 한편 국제곡물가 급등에 대응하고 위해 할당관세, 금융지원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가공식품 담합 및 편승인상을 점검하는 한편 알뜰주유소 확대, 혼합판매 활성화 등을 통해 국내 기름가격 안정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