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화장품 제조사에 없는 원료를 쓰겠다고 하니 까다로운 고객사라는 얘길 많이 들어요.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직접 원료를 찾아 제조사에 연결합니다. 그만큼 성분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정원제 제이알팜 대표는 1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화장품 성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의약품 전문 유통기업인 제이알팜은 지난 2023년 화장품 브랜드 ‘리브엠’을 선보이며 뷰티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리브엠은 의약품에 대한 전문성과 원료 소싱 능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만큼 성분 좋은 화장품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 정원제 제이알팜 대표가 19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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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30년간 의약품 유통업을 한 부친의 영향으로 2017년 의약품 도매·물류 전문업체 제이알팜을 창업했다”며 “당시 의약품 유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의약품 도매상이 병원에 접근한다는 건 한계가 있었고 국내에 의약품 도매상만 4000개사가 넘어 경쟁도 치열했다”고 회상했다.
그때 정 대표를 사로잡은 게 화장품에 의약 기술을 더한 ‘더마 코스메틱’이다.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있고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반도 잘 마련돼 있어 시장 진출이 수월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다만 ODM에만 의존하진 않았다. 의약품 유통 경험을 살려 차별화된 원료를 직접 소싱해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대표적인 제품이 제대혈 줄기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엑소좀 앰플’ 시리즈다. 제대혈 줄기세포 배양액은 피부과 스킨부스터 시술에서 주로 사용하지만 높은 단가와 까다로운 보관 조건으로 인해 기존 화장품에는 활용이 어려웠던 원료다.
주력 제품인 ‘엔자임 클렌징 파우더’에도 리브엠만의 독점 원료를 사용했다. 이 제품에 들어간 성분인 ‘효소’는 온도와 수소이온농도(pH)에 민감해 제조, 유통 단계에서 고유의 특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안정화 기술이 제품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리브엠은 효소 안정화 특허 기술력을 보유한 원료를 찾아다닌 끝에 해외 유명 원료사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덕분에 작고 고운 파우더 입자를 구현할 수 있었다.
 | 리브엠 주요 제품군. (사진=제이알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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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화장품 제조사들의 OEM, ODM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브랜드 간 제품력이 유사해지고 있다”며 “마케팅이 브랜드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은 이유”라고 했다. 이어 “리브엠은 단순히 제조사가 제안하는 처방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직접 원료를 소싱하고 연구하며 제품을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리브엠의 성분 차별화에 즉각 반응했다. 브랜드 출시 첫해인 2023년 뷰티 플랫폼 ‘화해’에서 2관왕을, 지난해에는 6관왕을 차지하며 제품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리브엠 매출은 약 3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190억원)의 약 2% 수준에 불과했으나 인지도 향상으로 빠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해외 수출도 본격화하면서 15억원 연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현재 큐텐 재팬, 아마존 재팬 등에 입점을 준비 중”이라며 “일본을 시작으로 연내 베트남, 미국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K뷰티가 성장기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단순히 ‘한국 화장품 브랜드’라는 점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워야 할 시점”이라며 “성분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믿고 쓰는 리브엠’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그래픽=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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