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는 중기 대출에 켜진 경고등이 위험 수위에 달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올해 1분기 말 중기 대출 연체율은 2.87%로 2021년 0.70%에 비해 4배 넘게 웃돌았다. 불과 4년 여만의 일이다. 주목할 것은 대출 증가 속도보다 연체액 증가세가 훨씬 가팔랐다는 점이다. 중기 대출 잔액은 2021년 1337조 9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664조 5000억원으로 24.4% 늘었다. 이에 반해 9조 3000억원이었던 연체액은 같은 기간 47조 8000억원으로 5배 넘게 급팽창했다. 경영난으로 신규 자금 조달이 순조롭지 못한 가운데 대출금마저 제때 갚지 못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늘어났다는 계산이다.
반도체 호황 덕에 반짝 고성장을 기대하는 견해도 있지만 정부는 산업의 뿌리를 떠받치는 중기의 현실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극소수 업종의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K자형 불균형 성장에 도취해 산업 전반을 위협할 부작용을 외면해서도 곤란하다. 지금도 전통 제조업 중심의 국가산업단지마다 가동률이 반 토막 난 공장이 속출하고 있다. ‘땡처리’ 수준의 경매가 나와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곳이 허다할 정도다. 정부는 위기를 호소하는 중기의 현실을 직시하고 금융, 세제 등 대책 마련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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