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경기 부양책 발언이 미국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고 한국 등 신흥국 증시에도 우호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드라기 총재는 26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 출석해 ‘견고한 성장과 부양책 지속’ 의지를 내비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7일 “미국 증시는 드라기 총재가 의회에 출석해 ‘경기 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증언하자 상승했다”면서 “한국 등 신흥국에도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2월 초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우려감이 부각되며 매물이 출회됐으나 이를 일부 완화 시켜줄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금요일에 이어 이날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株)가 상승을 주도한 점도 상승 요인”이라며 “이는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지난 22일 북미지역 반도체 장비 출하액이 지난 12월(23억9840만달러)에 이어 1월(23억6480만달러)에도 크게 증가했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불거졌던 반도체 산업 피크 논란을 완화시키는 이슈라는 점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이틀 연속 2% 넘게 상승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 금요일 발표된 ‘2018 통화정책 보고서’에 힘입어 국채금리가 안정을 찾자 안도랠리를 지속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지역의 경제는 견고하게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아직 지속적인 상향 조정의 더 확실한 징조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 이후 유로화는 달러대비 강세폭이 축소됐다”면서 “또 미국 증시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 이후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난 주말 워렌 버핏이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을 통해 ‘회사 수익을 위해 초대형 M&A(인수합병)가 필요하다’고 발표 하자 투자심리가 개선 된 점도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