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퇴장 준비하는 ‘기부천사’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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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7-09-29 오전 8:01:51

    수정 2017-09-29 오전 8:01:5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평생 식당일을 하며 모은 1억원을 ‘소방공무원 자녀 장학금’으로 쾌척한 황경자씨(70). 힘들게 번 돈을 서슴없이 사회에 내놓은 것도 대단하지만, 더욱 놀라운 건 그녀가 암 4기 환자라는 것.

‘기부천사 할머니’ 황경자씨의 사연이 EBS의 메디컬 다큐 ‘7요일’을 통해 전파를 탄다. 오는 10월3일 밤11시35분 ‘삶의 끝에서 찾은 행복, 폐암 4기’라는 제목으로 방송되고, 오는 10월10일 낮 12시45분에 재방송된다.

황경자씨에게 삶은 녹록지 않았다. 전남 순천의 가난한 집안 장녀로서, 꽃같은 19살의 나이에 홀로 서울로 올라가 공장일, 식당일 등 궂은 일을 해가며 4명의 동생을 공부시켰다. 동생들이 자립한 뒤에는 물 한방울까지 아껴가며 돈을 모았다. 바로 그 돈을 암선고 이후 사회에 환원한 것이다. 7년전 뿌리를 찾아 순천으로 돌아온 그녀는, 남은 재산도 기부하겠다는 유서를 이미 작성한 것은 물론 시신마저 의료 연구에 써달라며 기증서까지 작성했다.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경자씨는 담당교수로부터 “증세가 호전되고 있다”는 말을 듣고 환히 웃기도 했다. 쉬다 못해 심하게 갈라져버린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기도 힘들지만, 그녀는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는 그녀의 모습에 동생들의 가슴은 미어진다. 하지만 경자씨는 지금도 매주 목요일이면 신문이나 방송에 난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들에게 기부하기 위해 은행을 찾고 있다.

19살 어린 나이에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끝에 동생들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기꺼이 선택했던 그녀. 운명은 가혹하게도 다시 한번 암이라는 가혹한 선고를 내렸지만 ‘어떻게 인생을 잘 마무리할 것인가’를 화두로 붙잡고 새로운 삶의 길에 나서고 있다.

황경자씨가 기부와 관련, 감사인사를 들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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