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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층 원안 심의에 참여했던 이광환 건축법규원장은 500m가 넘는 초고층 업무빌딩의 비효율을 ‘복숭아’에 빗댔다. 건물이 높아질수록 사람을 수송할 엘리베이터가 많아지고 각종 설비를 넣을 건물 중심부도 커진다. 겉으로는 건물이 커지지만 실제 임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사무공간이 같은 비율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 원장은 “복숭아가 커 보여도 씨가 너무 커지면 실제 먹을 부분은 별로 없는 것과 같다”며 “한전 부지가 좁아 반드시 위로 공간을 늘려야만 하는 땅도 아닌 만큼 실용을 택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시간도 기업에는 비용이다. 원안 구조설계에 참여한 정광량 CNP동양 대표는 “초고층은 완공까지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인 산업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기업이 10년 이상 하나의 계획을 고정해 추진하는 것 자체가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105층 GBC가 추진되는 사이 자동차산업의 경쟁축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AI와 로보틱스로 빠르게 움직였다.
결국 현대차와 국방부는 2020년 작전 제한사항 해소 방안에 합의했다. 현대차는 GBC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레이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공군의 신규 레이더 구매비용뿐 아니라 설치·운영·유지관리 비용까지 부담하기로 했다. ‘국내 최고층’ 상징을 얻기 위해 군 작전 문제까지 해결해야 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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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전히 105층 원안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광량 대표는 “서울 시내에서 삼성동처럼 교통망과 업무·상업시설 등 초고층 건물 입지 조건을 갖춘 곳은 흔치 않다”며 “이곳에 초고층이 들어섰다면 서울의 글로벌 위상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에도 아쉬울 수 있는 결정이다. 105층 원안에는 국내 초고층에서 흔치 않은 메가브레이스 구조를 적용할 예정이었다. 현대건설이 이를 직접 완공했다면 세계 초고층 건설시장에서 내세울 만한 100층급 시공실적을 얻을 수 있었다.
해외 대형 건설사업에서는 과거 시공 실적이 다음 사업에 참여할 자격을 좌우한다. 삼성물산 역시 1990년대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입찰 당시 요구된 고층건물 시공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서울 무역센터를 지은 극동건설과 컨소시엄을 꾸렸고, 이후 세계적인 초고층 건물의 시공 경험을 계속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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