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한국은행은 금융이나 실물 같은 거시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면서 금융시스템 전체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중앙은행이 금융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중앙은행은 금융위기 시 시장에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는 최종 대부자인 동시에 통화정책을 통해 화폐의 가치를 안정시키고, 지급결제시스템 효율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는 것도 금융안정을 위한 필수 요소”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은은 최근 금융위기가 개별 금융기관 부실보다는 돈이 과도하게 풀리면서 자산가격에 거품이 끼고 거시경제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런 불균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위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개별 금융기관의 미시건전성을 책임지고 있는 감독 당국 역할만으로 위기를 효율적으로 방지하거나 수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금융이나 실물 같은 거시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면서 금융시스템 전체에 유동성을 공급할 능력이 있는 중앙은행이 금융안정을 위해 나설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한은 입장이다. 한은은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기준금리를 대폭 낮추고 총액한도대출을 늘리는 한편 은행자본확충펀드에 돈을 대고 주요국과 통화스왑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포함해 금융시장을 안정시켜려 적극적으로 노력한 바 있다.
한은은 금융안정을 위한 정책은 정부나 감독 당국, 중앙은행이 상호 협의해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며 국제적인 관행도 이런 방향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이나 영국 같은 주요 국가에서는 금융시스템 전체의 신용상황이나 자산가격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융 리스크를 평가하는 데 중앙은행이 가진 장점을 활용하고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편 중이다. 미국은 연준의 거시건전성 정책 기능을 강화하고 있고, 영국도 영란은행법을 포함해 금융관련법을 광범위하게 고치며 금융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한은은 “통화정책 효과는 금융시스템을 통해 생산활동이나 물가로 파급된다”며 “이런 통화정책 파급경로가 원활하게 작동하려 해도 중앙은행이 금융안정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