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한미, 더 큰 고비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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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8-04 오전 6:06:06

    수정 2025-08-04 오전 6:06:06

[이데일리 피용익 매크로에디터 겸 정치부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한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를 전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2주 내에 백악관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15%로 타결된 한미 상호관세율에 대한 세부 내용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결정될 것이란 예고다. 이 대통령이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해 “큰 고비를 하나 넘겼다”고 말했듯이, 한미 정상회담은 복잡하고 민감한 ‘더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달 중순께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관세 협상의 세부 내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구체적 대미 투자 금액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관세 장벽 등 미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들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미국은 디지털 통상과 관련된 이슈, 예컨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에 따른 외국계 플랫폼 규제 문제나 정밀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 제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예상 가능한 리스크 요인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세부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

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 또한 여전한 뇌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 완전히 개방할 것이고 자동차, 트럭, 농업 등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한 반면, 정부는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힌 상태다. 이처럼 양국 발표에 온도차가 있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국익의 선을 분명히 하면서도 한미 간 전략적 신뢰를 해치지 않는 섬세한 외교적 조율 능력을 요구받게 된다.

안보 영역에서도 복잡한 셈법이 펼쳐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부터 ‘동맹국의 무임승차론’을 제기해온 만큼,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나아가 ‘동맹 현대화’로 포괄되는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까지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의 변화에 따라 한국이 감당해야 할 군사적·재정적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가장 큰 과제는 최근 한미 관계에 감지된 미묘한 이상기류를 해소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는 백악관의 논평에서 “중국의 영향력 행사에 반대한다”는 표현이 담긴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한국의 외교 노선에 대해 미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예정됐던 한미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귀국으로 무산된 것도 신뢰에 균열을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한미 정상회담을 공식화한 것은 긍정적 신호다. 이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한미 간 오해를 해소하고, 전략적 동맹으로서의 연대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단순히 양국 간의 경제·안보 현안을 다루는 자리를 넘어, 한국 외교의 방향성과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받는 무대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그 말이 공허한 수사가 아닌, 실질적 외교 기조임을 입증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 시민이 관련 뉴스가 나오는 TV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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