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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해충 발생 및 이상기후로 날씨가 더워지면서 재배를 포기한 농가가 늘어난 탓이다. 농경연 관계자는 “여름배추는 연작피해, 선충 발생으로 인한 휴경이 늘고, 기온 상승으로 재배 의향 면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최근 배추값 약세도 재배면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평균 배추 도매가격은 10kg 상품 기준 5940원으로 1년 전(1만 217원)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특히 상순에는 7260원이었던 가격은 중순 이후 5280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배추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봄배추와 품질이 낮은 저장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농산물 물가는 전년보다 4.7% 내리는 등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들었는데, 배추 가격이 급등하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름 배추는 원래도 생산량이 다른 계절에 비해 적기 때문에, 물량까지 부족하면 가격이 크게 뛸 수 있다. 지난해에도 여름 폭염·폭우 피해가 속출하며 전년대비 2배까지 급등한 배추 가격은 김장철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먹거리 물가를 끌어올린 바 있다.
정부에서는 여름배추 출하량 감소에 대비해 정부 가용물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공급량이 충분한 봄 배추 1만 5000t(톤)을 사전 수매비축해 공급이 부족한 시기에 도매시장 등에 방출한다.
또 농협을 통해 여름 배추·무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생산량 감소·시장가격 하락 시 평년 소득의 최대 85%까지 보전하는 수입안정보험을 올해부터 시범 도입해 재배면적 확대도 유도한다.
이밖에도 정부는 식품·외식 물가 안정을 위한 범정부 대책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민석 총리는 지난 13일 “거래의 불투명성을 이유로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은 우리 사회와 시장의 합리화 방향에서 고쳐가야 한다”며 “여야가 협력해 머리를 맞대고 풀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