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 사회는 입시와 학벌 중심의 경쟁 구조에 지나치게 익숙했다. 기업들은 능력 중심 채용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학력과 학벌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대학 입시가 곧 인생을 결정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학부모들까지 학생들의 스펙 경쟁에 매달렸고, 기업은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를 놓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AI 시대에는 이러한 방식이 더 유효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지도 한참이다. 혁신 산업에서는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보다 실제로 무엇을 만들어 내고 어떤 성과를 내는 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의대 정원 확대와 맞물려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공계 인재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와중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뛰어난 이공계 인재가 의사보다 보상을 더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해왔다. AI와 반도체산업의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엘리트 엔지니어와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보상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실력과 성과로 평가받고, 그에 걸맞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의대 쏠림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시도가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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