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대신 은·현금”…역대급 금값, 뒤바뀐 돌잔치 풍속도

金 한 돈 60만원 육박…3년새 2배 올라
“돌엔 금반지” 인식에 가족·지인들 ‘곤욕’
반 돈·1g 반지 찾기부터 은·현금 선물
“가족끼리”…부담 느낄까 규모 줄이기도
  • 등록 2025-02-16 오후 2:58:43

    수정 2025-02-16 오후 7:16:22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금값이 치솟으면서 돌잔치를 준비하는 시민들의 대처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은 금 한 돈(3.75g) 대신 반 돈(1.875g)이나 1g짜리 ‘미니 골드’를 구매하거나 현금·은 등 대체 선물을 마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값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모니터에 표시된 금시세. (사진=연합뉴스)
16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순금 한 돈 시세는 58만6000원(구매 기준)으로 60만원에 육박했다. 2022년 2월 15일 기준 31만1000원이였던 금 한 돈이 약 3년 만에 2배 가까운 91.3% 오른 것이다. 만약 돌잔치에 참석해 한 돈짜리 금반지를 선물한다면 세공비 등을 포함해 62만원 가량이 든다. 비싼 상품은 70만원을 훌쩍 넘긴다.

이같이 폭등한 급값에 지인 자녀의 돌잔치를 앞둔 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족 사이거나 과거 본인 자녀의 돌잔치에 이미 참석해 금반지를 선물한 지인, 상당히 가까운 사이일 경우 ‘기본적으로 금 한 돈짜리 돌반지를 해줘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둘째 아들 손녀의 돌잔치를 앞두고 있는 김미숙(62)씨는 “첫째 아들 때도 금 세 돈을 해줬는데 그땐 120만원 정도 들었던 것 같다”며 “둘째라고 적게 해주면 서운해할 것 같아 똑같이 해줘야 하는데 지금은 200만원 가까이 든다”고 울상을 지었다. 얼마 전 지인의 돌잔치에서 금 한 돈을 선물한 박모(34)씨는 “돌 반지가 가족의 미래 힘든 일에 쓰라는 의미가 있다는 주변 친구들의 성화에 부담이 크지만 선물했다”며 “지금 당장 내가 지갑 사정이 힘든데 큰 부담을 안아야 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않은 이들은 한 돈이 아닌 반 돈이나 1g짜리 금을 찾는 경우도 있었다. 한 돈은 부담스럽지만 돌반지를 선물하고 싶은 이들이 이같은 대안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종로3가 귀금속 가게에서 근무하는 A씨는 “(지난 14일 기준) 한 돈짜리 돌반지는 64만원 가량에 팔리는데 찾는 이가 몇 달 새 상당히 줄었다”며 “워낙 한 돈짜리가 부담이 크다 보니 반 돈짜리를 사거나 1g짜리를 사가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반돈은 35만원, 1g은 2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귀금속 판매상 박모(58)씨 역시 “한 돈 (반지) 문의는 줄고 반 돈이나 1g짜리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 귀금속 판매점을 찾은 시민이 금 상품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 대신 은이나 현금 같은 대안을 찾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 친한 친구의 돌잔치에 은수저와 현금을 냈다는 김모(31)씨는 “웬만하면 금반지 선물을 하려 했는데 60만원이 넘는 가격을 보고 다른 대안을 찾았다”며 “귀여운 은수저 세트랑 현금 소액을 마음을 담아 전했다. 받는 친구도 고마워 하더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같은 흐름에 지인이 부담스러울 것을 우려해 돌잔치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원하는 선물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첫 아이 돌을 앞둔 고모(29)씨는 “워낙 금값이 비싸 아이 돌잔치는 가족이랑 정말 친한 친구 몇 명만 불러 간단히 하기로 했다”며 “친구들에게도 10만원 정도의 선물을 사달라고 링크를 미리 보내줬다. 받은 친구들도 ‘훨씬 낫다’며 훨씬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 금값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관세 전쟁’에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와 달러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으로 상승을 유인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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