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목소리는 성격 탓 아닌, '발성습관'의 문제!!

기어가듯 작은 목소리, 내성적인 성격 탓으로 오인하는 경우 많아
호흡, 발성, 공명, 발음 등 발성습관이 목소리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
  • 등록 2013-10-02 오전 9:40:44

    수정 2013-10-02 오전 9:40:4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목소리는 전달되는 메시지보다 그 사람의 인상을 형성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실제로 미국 의사소통 분석업체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화자에 대한 평가에서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율은 23%, 메시지 내용은 11%로 목소리가 메시지보다 최대 2배 이상 중요하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음성 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역시 목소리가 인상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발표했다. 거칠거나 힘 없이 약한 목소리, 긴장되거나 숨소리가 섞인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대화자에 대해 부정적인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특히 기어들어가듯 작고 힘없는 목소리는 약하고, 수동적인 사람일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잘못된 발성습관은 또 다른 음성질환을 야기할 수 있어 반드시 개선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유독 기어가는 듯 작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목소리를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작은 목소리의 진짜 원인은 성격이 아닌, 잘못된 발성습관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작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큰 소리를 내게 유도를 하면 목소리가 덜덜 떨리는 연축성 발성장애 등 음성질환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심리적인 문제보다 잘못된 발성습관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은 목소리, 목소리 내기 위한 호흡, 발성, 공명, 발음의 문제로 나타나…

목소리는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 작용부터 시작한다. 폐 속의 압축된 공기가 호흡을 통해 후두를 거쳐 성대를 통과할 때 성대의 근육이 운동하면서 목소리가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호흡과 발성, 생성된 목소리가 증폭되는 공명, 발음 이 네 가지가 유기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만약 이들 중 하나만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면 정상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기어가듯 작은 목소리를 내는 것 역시, 이 네 가지의 문제로 나타난다. 먼저, 작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호흡이 매우 약하다. 호흡은 목소리를 만드는 원동력이며, 호흡만 제대로 해도 성대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자유자재로 소리를 낼 수 있다.

따라서 호흡이 지나치게 약하면 큰 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호흡이 약하면 발성 과정에도 문제가 생긴다. 발성은 호흡을 통해 들숨과 날숨이 이루어질 때의 공기가 성대를 떨리게 하면서 소리가 나는 것인데 발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다양한 소리와 톤을 만들 수 없게 된다.

목소리가 증폭되는 공명 역시 마찬가지다. 성대 자체의 진동만으로도 소리는 나지만 너무 작은 소리이기 때문에 울림이 없으면 전달이 어렵다. 공명은 소리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며, 공명된 소리는 보다 상대방에게 잘 전달되고, 크고 부드러우면서도 울림이 있는 음색을 만든다.

그러나 작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이 공명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여성의 공명은 남성에 비해 적다 보니, 작은 목소리를 내는 비율은 여성이 더 높은 편이다. 또한 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니 발음 역시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다 보니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어 자꾸 위축되고 소심해지는 것이다.

◇잘못된 발성습관이 원인! 6개월 이상 꾸준한 음성치료로 개선할 수 있어

이처럼 기어가듯 작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소심한 성격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호흡, 발성, 공명, 발음, 즉 발성습관에 의한 것이다. 오히려 작은 목소리 때문에 점점 더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거나 내성적인 성격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격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만큼 개선하는 것이 좋다.

작은 목소리는 잘못된 발성습관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충분히 바꿀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음성치료다. 음성치료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통한 발성기관 검사 등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한 후, 언어치료사를 통해 제대로 된 발성을 훈련하는 치료다. 호흡, 발성, 공명, 발음 등을 기초부터 훈련하며, 보통 1회 치료 시,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주 1~3회씩 최소 6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를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안철민 원장은 ”무엇보다 음성치료는 전문의와 언어치료사의 협진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보다 효율적, 체계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발성은 성대의 근육 운동으로 만들어지데 성대는 외형적으로 관찰이 되지 않아 제대로 운동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고, 성대나 발성기관의 감각신경은 둔한 편이라 스스로 소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역시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전문적인 검사 및 감독 하에 정확하고 정상적인 발성을 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성치료는 ‘호흡 - 발성시작 - 읽기 - 독백 - 대화’ 순으로 진행되며, 발성구조의 정상적인 구조를 만들기 위한 자세교정부터 호흡 훈련, 성대의 운동성을 유지하기 위한 발성훈련까지 전반적으로 이루어져 잘못된 발성습관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다.

안 원장은 “잘못된 발성습관은 또 다른 음성질환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개선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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