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권리예산, 절반이라도 통과되면 지하철 시위 중단 고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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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중인 박경석 전장연 대표
내년도 정부예산안서 1.5조 증액 요구…국회서 0.6조 증액
15일 국회 본회의 ‘촉각’…“정부·여당 수용해줬으면”
“21년 시위해도 똑같은 ‘장애인 불편’ 알아달라”
  • 등록 2022-12-15 오전 9:40:22

    수정 2022-12-15 오전 9:41:11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여야가 합의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저희가 올해 요구한 증액 예산(1조5000억원)의 50%정도가 반영됐다고 합니다. 대략 6000억~7000억원 증액 수준인데, 이것만이라도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지금 하는 출근길 지하철 시위 방법 등을 다시 고민하겠습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 공동대표가 14일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농성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박경석(62)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 공동대표는 14일 오후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내 설치한 농성장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요구해온 장애인 권리 예산의 절반 수준이라도 국회에서 반영해준다면 1년 넘게 계속해온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멈출 수도 있단 뜻을 시사한 셈이다.

박 대표는 “(여야의 합의 내용 중) 특별교통수단 예산은 저희 요구보다는 적지만, 정부안 200억원에서 600억원을 더 증액한 걸로 알고 있다”며 “특별교통수단 예산을 포함해 탈 시설 관련 자립지원 증액 부분들이 정부·여당의 수용으로 통과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할 장애인 권리 예산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해왔다.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2조9000억원) △발달장애인 지원(5700억원) △특별교통수단 국비지원(1610억원)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국고지원(138억원)등 총 3조7200억원이다. 하지만 정부가 내년도 예산으로 편성한 장애인 지원 예산은 2조2600억원으로, 전장연 요구보다 1조5000억원정도 적다. 국회는 예산심의를 통해 정부안에서 6000~7000억원을 증액한 걸로 알려졌으며, 15일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장애인 권리 예산 항목 중에서도 이동권을 뒷받침할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국비지원 예산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장애인 10명 중 7명은 ‘탈 것’이 마땅찮아 한달에 겨우 5번 외출하는 등 누군가의 도움 없인 이동이 힘든 현실을 바꿔야 한단 주장이다. 박 대표는 “활동지원과 같은 복지와 근로지원 등 노동권,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운영과 같은 교육권은 모두 이동권과 연결돼 있다”며 “먼저 사람이 이동을 해야 교육을 받고,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동을 하지 못하니 교육을 못 받고, 교육을 못 받으니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을 키울 수 없다”며 “결국 일할 기회가 없고 결국 배제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서울시가 ‘지연 시 무정차’ 방침까지 밝힌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따른 시민 불편을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시위라는 게 본래 일정 정도의 불편을 일으킬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시민들에 피해를 주지 않는 시위 방법을 고려해달란 말씀을 하시는데, 우리가 이러한 방법을 택하기까지 지난 21년간 해볼 방법은 다 해봤다”고 토로했다. 이어 “비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있겠지만, 21년째 외쳐도 아예 탑승조차 못하고 있는 장애인들을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저라고 24살에 장애를 입을 줄 생각이나 해봤겠나, 선천적으로 장애를 안고 태어난 사람은 소수”라며 “살면서 장애를 얻거나 나이 들고 늙게 되면 이동권 문제는 모두의 문제가 된다. 저희의 외침은 비단 장애인만을 위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전장연의 시위로 활동가 11명이 불구속 송치된 것과 관련, “권력의 눈치를 보는 존재로 전락한 경찰에 대해서 슬픔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경찰 출석과 관련해선 “서울경찰청 산하 모든 경찰서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면 그때 나갈 것”이라면서 “경찰이 먼저 법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면 그때 조사 받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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