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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총동문회 홈페이지 총관리자’ 명의로 작성됐다. 총관리자는 “윤석열(8회) 동문은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2022년부터 약 3년간 국가를 대표하는 공직을 수행했다.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셨으며, 현재는 민간인 신분으로 복귀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충암고 총동문회는 공직을 수행한 동문에 대한 기록 차원의 게시를 통해 충암인으로서의 족적을 남기고자 한다”고 적었다.
문제는 객관적인 역사 기록이라기보다 사실상 ‘칭송’, 최소한 ‘위로와 격려’의 뉘앙스가 담겨 있는 글이라는 점이다. 총관리자는 “윤석열 동문에 대한 평가는 향후 역사의 몫이겠지만,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의 자리에 있었던 충암인의 여정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 길이 순탄했든 험했든, 그리고 미우나 고우나 그는 충암의 아들임에 분명하며, 그 이름은 학교의 역사 속에 남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수고하셨습니다.’ 국가의 대표로 살아간 시간은, 그 자체로도 쉽지 않았을 것이기에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과는 별개로,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 같은 글을 올리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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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확산하자 총관리자는 같은 날 별도 글을 통해 해당 게시글 작성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거나,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을 평가하려는 목적이 전혀 아니었다. 단지 공직 이력을 기록하는 형식적 차원의 게시물이었다”고 해명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과 관련, 충암고 총동문회의 부적절한 게시물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도 총관리자는 동문회 홈페이지에 “윤 대통령 앞날에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바란다”는 문장을 포함한 글을 올렸다가 비난이 일자, 해당 부분을 삭제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한 이윤찬 충암고 교장은 “‘충암고가 어떤 학교길래 이런 졸업생들이 나왔느냐’는 항의 전화를 이틀간 120~130통 받았다”며 “아이들은 교명을 계엄고로 바꾸라는 조롱을 받고, 선생님들은 어떻게 가르쳤길래 이런 사람들이 국가를 이렇게 만드냐는 성난 표현을 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충암고는 윤 전 대통령(8회)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7회),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12회),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17회)의 모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