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보다 더 했던 ‘그놈’…234명 성착취한 ‘33세 김녹완’ (종합)

서울경찰청 8일 신상공개
5년간 텔레그램 통해 성착취 범죄
피해자 234명…남 84명, 여 150명
영화 '수리남' 따라해 목사 명칭 사용, 교계와 관련無
  • 등록 2025-02-08 오전 9:26:25

    수정 2025-02-08 오전 9:28:34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텔레그램을 통해 수 많은 성착취 피해자를 양산한 ‘N번방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지 6년 만에 비슷한 범죄를 일삼아왔던 범죄자의 신상이 8일 공개됐다. 이름은 김녹완, 나이는 33세. 김녹완은 기존 N번방 사건의 주범인 ‘박사’ 조주빈보다 더 많은 피해자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은 8일 홈페이지를 통해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피의자 김녹완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는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공고기간은 이날부터 내달 10일까지다.

경찰에 따르면 김녹완은 2020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자경단’이라는 이름의 피라미드형 성범죄 조직을 결성했다. 드라마 수리남을 따라 해 자칭 ‘목사’였던 김녹완은 그 아래 집사, 전도사, 예비 전도사 등을 둔 채 상명하복 계급을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원 13명은 중학생 1명, 고등학생 6명, 대학생 3명, 회사원 1명, 무직 2명으로 가장 어린 조직원은 15세로 알려졌다.

김녹완은 대학을 졸업한 일반 회사원으로 알려져 있고, 김녹완을 비롯한 조직원들은 교계와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성 착취 대상을 물색해 텔레그램으로 신상을 털어 협박했다. 그 과정에서 “1시간마다 일상을 보고하라” “반성문을 작성하라” 등을 시키고 이를 어기면 벌을 준다며 나체 촬영을 하거나 자해하게 하는 등 성적 학대를 서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녹완은 10대 여성 10명을 직접 만나 강간하고 이 과정을 촬영하기도 했다.

경찰 추적 결과 피해자는 총 234명으로 남성이 84명, 여성이 150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 N번방 사건에서 조주빈의 박사방 피해자 73명보다 두 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성착취 피해자는 138명으로 10대 남성 피해자가 57명으로 가장 많았다. 10대 여성 피해자는 46명, 20대 이상 남성 피해자가 23명, 20대 이상 여성 피해자는 4명 등이다. 나머지 여성 96명은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 피해자들이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해, 텔레그램을 통해 신상을 털고 이를 빌미로 협박해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장악했다. 남성 피해자들의 경우 지인 딥페이크 불법 영상에 관심을 갖는 이들을 유도한 후, 이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성착취를 했다. 여성 피해자들의 경우 성적 호기심을 표시할 경우 접근해 신상을 털고 같은 방식으로 협박했다.

피해자들의 신고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위장수사, 텔레그램과의 공조 등을 통해 김녹완을 추적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경찰은 나를 못 잡는다”고 경찰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경찰은 텔레그램으로부터 지난해 9월 범죄 관련 자료를 국내 최초로 회신받아 추가 수사를 진행했고 지난 15일 경기 성남의 자택에서 김녹완을 긴급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공범들을 추척하는 데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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