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양적긴축(QT)을 일시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19일(현지시간) 장 초반 상승하던 국채금리가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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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2.5bp(1bp=0.01%포인트) 빠진 4.272%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0.9bp 하락한 4.535%를 기록했다.
장 초반만해도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1월 연준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상승폭을 3bp 가까이 반납했다.
회의록에서 여러 위원들이 연방부채 한도와 관련한 민주당과 공화당 간 논쟁이 경제에 미칠 위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게 영향을 줬다. 회의록은 “여러 위원(various participants)은 부채 한도 문제로 인해 향후 몇 개월 동안 준비금이 크게 변동할 가능성과 관련해 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를 일시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러 위원은 일정 수의 위원이 동의하지만 뚜렷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을 때 쓰는 표현이다.
미국 정부는 1월 법적 부채 한도에 도달했으며, 재무부는 이후 ‘특별 조치’를 활용해 연방 정부의 지출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부채한도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스템 내 유동성(지급 준비금)이 불안정해지고 지급준비금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미국 자금시장을 흔들고, 재정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발행되는 새로운 국채를 시장에서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연준이 양적 긴축을 일시 중단하거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연준은 약 3년간 보유하고 있는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의 만기를 허용하면서 시장에서 유동성을 회수하고 있다.
 |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그래픽=CN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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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는 연준이 양적긴축이 올해 하반기 또는 그 이우에 종료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양적 긴축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수차례 언급해 왔다.
TD 증권은 QT가 9월에 종료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국채 발행 부담을 완화해 미 국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TD 증권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 제나디 골드버그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양적긴축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일찍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며 “이는 국채 시장에 대해 약간 긍정적인(강세) 신호로 작용할 수 있으며, QT가 현재 예상보다 다소 일찍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채 발행량이 약간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