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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처음으로 ‘AAA’에서 ‘AA+’로 내렸을 때, 글로벌 증시는 극심한 충격에 휩싸였다. S&P500은 하루 만에 6.7% 급락했고, 8월 한 달 간 5.7%, 9월에도 7.3% 추가 하락했다. 다우(-5.6%), 나스닥(-6.2%)도 동반 폭락했다. 유럽 재정위기까지 겹치면서 공포지수(VIX)는 하루 만에 50% 급등했고, 변동성은 연말까지 지속됐다. 그러나 10월 들어 S&P500은 10.7% 반등하며 점차 충격에서 벗어났다.
2023년 8월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렸을 때는 2011년만큼의 대폭락은 없었다.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1.3%, 2.5% 하락에 그쳤고, 시장은 2~3주 만에 안정을 되찾았다. 미국 재정 악화가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이브 마자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시장은 미국 신용 리스크를 반영해왔다”며 “2011년과 같은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용등급 외에도 다양한 경제지표와 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후폭풍이 예상보다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금리 상승과 달러화 약세가 글로벌 자금 이동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반 파인세스 티그레스 파이낸셜 파트너스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미 국채는 여전히 글로벌 벤치마크지만, 이번 강등은 오히려 타국 채권시장에 더 큰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국채를 벤치마크로 삼는 다른 국가의 국채, 회사채, 신흥국 채권 등 글로벌 채권시장 전체가 동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 CNBC 등은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지만, 미 재정적자 및 부채 문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신용등급 하락 후폭풍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