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 대머리야"…임신 소식 전한 날 충격적인 남편의 고백

"외모적인 문제, 혼인 취소 사유 아냐"
  • 등록 2024-02-27 오전 9:43:23

    수정 2024-02-27 오전 9:43:23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탈모 남편과 관련한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결혼 전 능력 있는 30대 후반의 골드미스였다는 A씨는 나이가 있다 보니 남편과 연애를 시작하자마자 부모님의 재촉에 못 이겨 서둘러 결혼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지 몇 달 안 됐을 때 아이가 생긴 걸 알았고, 기쁜 소식을 남편에게 전한 날 충격적인 고백을 들었다고 했다. 바로 남편이 ‘대머리’였다는 것.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내 앞에서 쭉 가발을 쓰고 있었던 거다. 평소 대머리와 결혼할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 연애할 때 남편의 머리숱을 칭찬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임신 기간 내내 배신감에 시달렸다”며 “그런데 남편은 이런 저를 이해하거나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저를 이해심 없는 여자로 몰아갔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아기를 낳은 뒤에 심한 산후우울증을 앓았다. 하루 밥 한 끼도 못 먹고 쓰러져 있기 일쑤였다”며 “남편은 그런 저를 방치할 뿐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A씨의 남편은 ‘이혼하자’는 말 한마디를 남긴 뒤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고 한다.

A씨는 “모유 수유가 끝나지 않았는데 어린 딸 아이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저는 그간 남편과 아이를 잘 챙기지 못한 것을 뉘우치고 남편에게 수차례 사과했지만 남편은 ‘엄마 자격이 없다’면서 평생 아이를 만날 수 없을 거라고 했다”며 “저는 남편을 사랑하고 이혼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같은 사연을 들은 박경내 변호사는 “배우자 간에는 원칙적으로 부양 의무 부조 의무가 있기 때문에 산후우울증으로 건강이 나빠져 가사와 양육을 하지 못한 것만으로 이혼 사유가 되기는 어렵다”며 “그렇지만 산후 우울 증세가 심각해 부부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운 사정이 발생을 했다면 민법 제84조 제6호에 예외적인 이혼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남편이 딸을 보여주지 않는 상황에 대해선 “이혼하지 않은, 별거 상태에서도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또 모유 수유 중인 아이를 무단으로 데려가 엄마와 분리한 것에 대해선 “아이 생존하고도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아동학대’가 인정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대머리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을 이유로 이혼을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대머리는 외모적인 문제이기에 결혼 전 반드시 고지해야 할 의무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혼인 취소 사유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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